▲땅강아지 여권사진쇠스랑 닮은 앞발로 땅 속에 굴을 판다.
이상헌
먼저 단단한 키틴질 갑옷으로 무장한 대가리를 보자. 전체적으로는 가재나 새우 같은 갑각류의 모습을 하고 있다. 온몸에는 잔털이 빼곡히 덮여있는데, 이는 감각기관 역할도 하면서 동시에 수분의 침투를 막는 방수제 기능도 겸한다.
머리에 난 짧은 털은 반질반질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데, 올백 스타일로 2등분 가르마를 하여 뒤로 넘겼다. 채찍처럼 생긴 더듬이는 땅속을 파헤쳐도 상처를 입지 않도록 거친 털로 뒤덮여있다. 이 더듬이와 이마에 있는 2개의 홑눈, 얼굴 양쪽의 겹눈, 피부에 돋아난 잔털로 주변 움직임을 감지한다.
즉, 천적은 물론이요 습도와 온도 변화, 진동, 자신의 위치 등을 알아차린다. 주둥이는 메뚜기목 특유의 입술수염 2쌍이 확연히 보이며 엄청나게 게걸스러워보인다. 실제로 녀석의 식성은 가리는 것이 없는 잡식성이며, 야행성이라 해가 어스름히 지기 시작하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땅 속에서 작은 곤충이나 지렁이, 작물의 뿌리 등을 먹기에 농부들의 미움을 받기도 한다. 반면에 흙에 바람 구멍을 뚫어주므로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