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책상매일 사서 출근하는 음료이다.
최원석
출근길, 항상 번화가로 향한다. 아침 출근길에 매일 가는 테이크아웃 커피숍에 커피 여러 잔을 사고도 남을 포인트가 쌓였을 정도다. 그만큼 커피숍은 일상에 가깝고 익숙한 공간이다.
번화가에는 일명 '노 키즈 존'(No kid's zone)인 커피숍이 많다. 노 키즈 존은 일반적으로 13세까지의 아이의 출입을 불허하는 장소이다. 아기를 키우기 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이 단어를 매일 마주치니 매우 불편하고 불쾌해졌다.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커피를 우리 가족이 함께 즐기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함께 커피를 마시러 근처 카페에 간 적이 열 손가락 안에 든다. 그마저도 아기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마시던 음료를 급히 정리하고 커피숍을 뛰쳐나오기 일쑤였다.
그래도 주말이면 밖에서 아기와 엄마에게 잠시라도 휴식을 주고 싶었다. 매일 같이 먹는 음료 한 잔의 여유를 아내에게도 주고 싶었다. 아기도 커피숍의 창밖을 보며 집에만 갇혀 있던 답답함과 지겨움, 마음의 응어리(?)를 덜어내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아기를 데리고 밖에 나갈 때 부부는 많은 아기용품들을 챙겨야 한다. 아기의 기저귀는 자주 갈아야 하니 당연한 것이고, 마스크와 같은 여분의 방역 물품 등 여러 가지 물건을 챙겨야 한다. 잠깐이고 멀리 나가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렇게 한번 더 꼼꼼히 챙긴 물건들을 점검하는 이유가 있다. 아기를 키우는 부부의 입장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커피숍에서 벌어진 일
지난 주말의 일이다. 아기가 이유식을 다채롭게 먹기 시작하면서 시장을 보러 나갈 예정이었다. 아이가 외출을 좋아하니 함께 나가보자고 마음을 먹고는 아기용품과 유모차를 챙기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에 공사 중이던 커피숍이 드디어 영업을 개시했는지 먼발치로 화환들이 보였다. 아내의 의사를 묻고 아기의 상태를 탐색(?)했다. 다행히도 분유를 막 챙겨 먹고 기저귀까지 갈아서인지 아기는 컨디션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