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충북의 한 생활치료센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의 장병들을 태운 버스가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한 해군 청해부대원 301명중 270명이 최종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부대원의 90%에 육박하는 수치로 최악의 해군 함정 집단 감염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21일 국방부에 따르면 청해부대 34진 장병 전원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다시 한 결과, 266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어 재검 통보를 받은 12명을 대상으로 2차 검사를 진행한 결과, 4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로써 청해부대원 301명 중 감염자는 270명(전체 부대원의 89.7%), 음성은 31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양성 판정을 받은 해군 장병들은 증상의 경중에 따라 군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음성으로 나온 31명은 경남 진해 해군시설로 이송해 앞으로 2주일 동안 '예방적 격리조치'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청해부대 장병 301명은 전날인 20일 공군 수송기편으로 경기도 성남 서울 공항에 도착한 뒤 국방어학원과 민간생활치료센터로 이송돼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중증도 환자 3명을 포함한 4명은 공항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를 이용해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10명은 국군대전병원으로 옮겨졌다.
해군 함정은 전형적인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으로 코로나19에 아주 취약한 구조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전체 승조원 대비 확진자 비율이 가장 높았던 사례는 프랑스 해군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함이었다. 지난 2020년 4월 샤를 드골 호 승조원 2300여 명 중 1080여 명(약 47%)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체 승조원 대비 약 47%였다.
같은 해 3월에는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 승조원 4200여 명 중 약 22%에 해당하는 84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프랑스와 미국 해군의 사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로 아직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지난 2월 8일 출항했던 청해부대의 경우에는 좀 더 확실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채익 의원(국민의당)은 21일 국방부와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군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에 청해부대를 아예 제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말 국방부가 최초 수립한 '군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 기본계획'에 따르면 접종 1순위는 의무부대로, 2순위를 필수작전부대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군 당국은 청해부대원들을 접종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파병 당시인 올해 2월엔 군 장병은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군 스스로 청해부대를 제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현지 접종이 힘든 여건이라는 걸 확인했다면 출국을 연기해서라도 접종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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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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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23명 추가 확진, 총 270명... 전체 승조원 중 90%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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