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대구시 중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의 생가를 찾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태일 이름이 적힌 명패를 만지고 있다.
조정훈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을 겨냥해 "현장에서 장시간 노동으로 고생하는 노동자들이 들으면 얼마나 가슴 아프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지역 순회 첫 일정으로 30일 대구를 찾아 2.28기념탑에 참배한 뒤 중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가 어릴 적 살았던 생가를 둘러보고 전순옥 전 의원과 이재동 전태일과 친구들 이사장을 만났다.
이 지사는 전태일 열사 생가에 마련된 방명록에 '전태일 열사님의 뜻을 노동존중세상으로 실천해나가겠습니다'라고 쓴 후 전태일 열사의 이름이 적힌 명패를 만져보기도 했다. 또 붉은 벽돌에 '함께 사는 세상, 이재명'이라고 썼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소년공일 때) 오전 9시에 출근해 새벽 2시까지 철야를 한 적 있다. 그렇게 하면 하루 17시간 일한다"며 "얼마 전 어떤 분께서 일주일에 120시간 일하고 쉬자고 말씀하셨는데, 새벽 2시까지 하루 17시간 일주일 내내 일하면 119시간이 된다. 그 이상 일해야 120시간을 채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도 현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젊은이들이 임금 제대로 못 받는 걸 보면 가슴 아프다. 밑바닥 세상은 그렇게 많이 변한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계 최장에 가까운 장시간 노동을 줄여서 일과 웰빙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장시간 노동이 줄어서 일자리도 나누고 행복한 삶도 가능한 세상이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지사의 이날 발언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노동시간 발언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 시행에 예외조항을 두자고 토로했다. 한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이 땅의 노동자들이 존중받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