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미 공군 C-17 수송기가 활주로를 주행할 때 함께 달려가고 있다.
연합뉴스=AP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과 약속했기 때문에 철군이 불가피했다는 이유를 댔지만, 탈레반을 완전히 축출하기 어렵고 아프간의 친미 정권이 무능하다는 현실론이 배경에 깔려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 자신의 업적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아프간이 단숨에 탈레반의 손아귀에 넘어가고, 현지에 있던 미군과 미국인이 도망치듯 탈출하는 장면이 생중계되면서 비난과 실망이 쏟아졌다.
탈레반을 피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떨어지고,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13명의 미군 장병과 169명의 아프간인이 숨진 결과는 바이든 정부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친 민주당' 성향 언론의 평가도 혹독하다. <뉴욕타임스>는 "미군이 철수하는 과정은 끔찍한 민간인 사상자들로 얼룩졌다"라며 "이는 아프간 전쟁에서의 미국의 실책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철수는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능력, 아프간에서의 사명, 정치인들에 대한 냉소주의가 더욱 깊어지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 방송도 "미국의 아프간 전쟁은 끝났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둘러싼 전쟁은 이제 시작됐다"라며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고 최근 2주간 벌어진 혼란은 미국의 위상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명예롭고 안전하게 철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그의 능력과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탄핵 추진하려는 공화당... 트럼프 "철군 어설펐다"
특히 공화당은 기다렸다는 듯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밴 새스 상원의원은 "이번 철수는 국가적 치욕이며, 역사는 이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프간전 참전 용사이기도 한 브라이언 매스트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으며, 민주당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가세했다. 그는 "미국의 전쟁 역사에서 아프간 철군처럼 어설픈 적은 없었다"라며 미군이 아프간에 놓고 온 군사 장비를 탈레반이 돌려주지 않으면 무력으로 회수하거나 폭격해서 없애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다만 CNN은 "공화당이 보여준 반응은 위선과 다름없다"라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탈레반과 철군을 약속해놓고서, 지금은 미국이 아프간을 다시 침공해야 한다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공화당은 그럴 능력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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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전쟁은 끝났지만... "바이든 위기는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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