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리 호수공원고모리 호수공원 소재 한 카페에서 바라본 저수지의 아름다운 모습. 이렇게 아름다운 뷰를 지닌 이 카페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한기홍
9월 초 주말을 맞은 고모리 호수를 찾았다. 화려하고 청명한 초가을이다. 사라지기 직전 여름의 잔상도 보인다. 고모호수공원 벼룩시장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데크 길을 밟을 때의 느낌이 가볍고 산뜻했다. 코로나로 심신이 지친 사람들이 상쾌한 공기를 원 없이 마시고, 자연이 공급한 맑은 에너지를 충전했다.
마을 앞에 효부 고씨의 무덤이 있어 '고묘 앞 마을'이라 불렸다고 한다. '고모리'라는 마을 이름이 여기서 비롯됐다. 고모호수는 원래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1984년 만든 인공저수지다. 최근 포천시가 주변 정비 사업에 힘써 '고모호수공원'으로 재탄생했다.
고모호수는 가을의 정취가 깊다. 크고 작은 카페와 음식점이 모여 알록달록한 음식문화를 형성했다. 고모리 지역은 20년 전만 해도 불야성을 이루던 시절이 있었다. 점차 쇠락을 면치 못하다가 예술인 창작활동과 자생적인 주민 협동조합 등으로 난관을 타개하고 있다. 교행이 어려웠던 도로는 확·포장했다.
호수를 중심으로 포천시의 시설투자가 이뤄지면서 몇 해 전부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현재 고모호수공원을 우회하고 있는 고모~무봉 간 확포장 공사의 실시설계가 완료됐다. 토지보상이 이뤄지는 단계다.
윤숭재 포천시 관광산업과장은 "고모리 지역은 물과 숲이 어우러진 자연의 테마를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물과 숲이 어우러진 자연의 테마, 과연 거대한 규모로 들어서는 투썸의 모습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호숫가 공사장에 시뻘건 철근 골조가 착착 올라가는 모습이 압도적이다. 대지 면적 642평에, 3층 건물의 연면적은 560평에 달한다. 투썸의 기준점포 면적, 다시 말해 최소 면적은 45평(149㎡)이다. 고모리 투썸은 본사 기준 면적의 12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카페 사장들의 공포심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투썸의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점포 수는 1300여 개다.
스타벅스에 이어 업계 2위의 자리를 굳혔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년 신규 가맹점을 끊임없이 확대해야 한다. 투썸의 주인은 홍콩계 사모펀드다. 최근 이 사모펀드는 투썸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