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올 때 폐수 방류"... 창원공단 업체 불법처리 '들통'

금속노조 "남천에 무단방류", 경남도 "일부 위반 적발"... A공업 "저장조 한계로 자연 유출"

등록 2021.09.15 15:30수정 2021.09.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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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공단 내 A공업에서 덮개 등 조치 없이 순환 중인 폐수.
창원공단 내 A공업에서 덮개 등 조치 없이 순환 중인 폐수.금속노조

경남 창원공단 내 한 공업회사가 최근 비가 올 때 폐수를 하천으로 방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남도는 해당 회사의 일부 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저장조 한계로 자연스럽게 유출이 됐다는 입장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아래 노조)는 "수달이 사는 남천에 폐수가 무단 방류됐다"고 15일 밝혔다. 노조가 밝힌 업체는 지역에서 각종 폐철을 재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한 공업회사다.

노조는 "수달이 사는 청정하천인 남천이 A공업 경영주의 이기심으로 고통으로 받고 있다"며 "이 업체는 수질개선 노력에서 예외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공업은 제품 연마를 위한 쇼트볼과 그리트를 만드는 업체로 각종 오염물질로 오염된 폐철을 용광로에 녹여 냉각수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문제는 오염된 폐철을 처리한 냉각수 폐수처리업체 등을 통해 처리하지 않고 저장용량을 넘는 냉각수를 보관하고 있어 비가 오면 우수관을 통해 그대로 폐수가 무단방류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들은 "업체에 비개방형 저장고가 본관 1층에 있다고 하지만 이미 저장용량을 넘어서서 본관 건물 지하 1층 전체가 폐수로 가득 차 있다"며 "바로 위에서는 작업하는 노동자들은 폐수로 가득 찬 건물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 지진 등 재해로 인해 약해진 건물이 붕괴된다면 대량의 인명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업체도 이미 개방형 저장고가 흘러 넘치는 것을 알고 있어 바로 앞에 땅을 파서 2차 저지선을 만들어 놓았지만 비가 오면 이마저도 감당이 안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생산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비산재 등이 옥내 공장 바닥에 쌓여있고, 옥외에서 보관하는 철강슬래그는 보관창고에 턱이 없어 비가 오면 그대로 우수관을 따라 방류되며 폐수와 함께 남천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14일 현장조사를 벌인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불법 폐수처리시설 및 무단방류' 등과 관련해 고발 조치와 더불어 경남도에 민관합동조사를 요구했다.

노조는 "태풍을 앞두고 야외 폐수는 시급히 전량 회수해 위탁처리돼야 하며, 폐수저장고는 폐쇄형으로 개선하고, 야외 폐수저장고는 폐쇄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 업체가 폐수를 남천으로 방류했던 날은 10여일 전으로 당시 비가 왔다. 노조는 16일 오후 A공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을 촉구하기로 했다.

A공업 관계자는 "최근 비가 많이 내린 날 빗물이 들어와 저장조가 한계가 있다 보니 자연적으로 밖으로 유출됐다"며 "그 전에는 법에 위배되는지에 대해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앞으로 시설 보강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남도 수질관리과 관계자는 "13일 지도점검을 실시했고, 일부 물환경보전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고 전했다.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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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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