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통일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평화협정운동본부, 인민군 묘역에서 추모제 열고 자주통일 투쟁 다짐

등록 2021.09.26 13:27수정 2021.09.26 13:27
0
원고료로 응원
명절을 맞아 평화협정을 기원하고 자주통일을 위해 싸울 것을 다짐하는 평화협정기원제가 지난 25일 파주시 적성면에 있는 인민군 묘역에서 열렸다. 2016년 창립한 평화협정운동본부가 설과 추석 명절 때마다 실시해 온 이 행사는 이번 추석으로 11회를 맞았다.

10여 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루어진 이날 행사에서 비전향 장기수로서 통일운동에 투신하고 있는 안학섭(94) 고문은 추모사를 통하여 "미국이 이 땅에서 쫓겨갈 날이 멀지 않았다"면서 "전쟁 시기 희생된 고인들의 원한이 조금이나마 풀릴 날이 속히 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노수희 고문은 추모 발언에서 "남북 관계와 조미 관계가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있는 데 대하여 조선(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을 천명하고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고 요약하면서 "미제가 물러가고 조국의 자주통일이 실현되어 묘역을 찾아 기쁜 소식을 전할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적 목사는 "그동안 왜곡된 역사인식 때문에 한국전쟁을 우리민족 간의 싸움으로 오인해 왔지만 진실은 우리민족과 미국 간의 싸움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진정한 해방을 위해 싸웠던 선열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날까지 힘차게 싸워 나갈 것"을 결의했다.

이채언 상임대표는 평화협정 기원문을 통하여 "우리민족이 2018년에 열어제낀 한반도 평화의 봄은 미국의 방해로 전진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요약하면서 "남녘의 지도자와 정치권에서는 외세의 간섭을 돌파하지 못하고 여전히 끌려가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등 세계에서 미국이 패퇴하는 현실을 진단하고 '이제 한반도에서도 잠시 막혔던 평화의 길이 속 시원히 뚫릴 날이 오기를 기원하면서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도 마지막 안간힘을 쏟아 미국의 간섭을 뚫고 평화의 길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과 '새로 뽑히는 대통령이 더 한층 자주적인 자세로 통일의 길을 열어젖힐'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평화협정 기원문 전문이다.


<평화협정 기원문>

유(維) 세차 단기 4354년, 서기 2021년 신축년(辛丑年) 음력 팔월 열아흐레, 오늘,


저희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일동이 여기, 경기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산55번지 인민군묘역 앞에 모여 천지신명과 조상님, 그리고 여기에 함께하시는 반제자주통일 열사들께 고합니다.

2016년부터 해마다 설과 추석 명절에 올리는 평화협정기원제가 오늘로 열 한 번째입니다. 분단의 한과 반제 투쟁의 결기가 서려 있는 이 자리에 다시 서고 보니 자주통일의 염원이 더 절절하게 끓어오릅니다.

우리민족이 2018년에 열어제낀 한반도 평화의 봄은 미국의 방해로 전진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남녘의 지도자와 정치권에서는 외세의 간섭을 돌파하지 못하고 여전히 끌려가고 있습니다.

한편, 세계는 자주화의 길로 점점 더 확실하게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5일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면서 1975년 미국이 베트남에서 패배하고 사이공을 탈출하던 때와 흡사한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천년만년 갈 것만 같았던 제국이 무너져 가는 이 흐름은 누구도 막을 길이 없는 대세입니다.

미국이 두 손을 들고 도망치듯 물러난 것은 제국의 지배에 대한 끈질긴 저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제국이 더 이상 세계를 마음대로 지배하지 못하도록 맞서는 힘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국에 맞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우리민족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을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미국의 압제 속에서 천신만고 고난에 찬 노정을 뚫고 끝내 살아 남아 막강한 힘을 갖춘 우리민족이 이제 세계 자주화의 원동력으로 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민족은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자주화의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베트남이 미국을 물리치는 데에도 힘이 돼 주었습니다. 자본주의의 물결에 휩쓸려 휘청거리던 중국과 러시아가 다시 일어서서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것도 우리민족이 버팀목이 돼 주었던 덕입니다. 이란과 시리아 등 중동의 여러 나라들과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남미의 여러 나라들이 미국에 시달리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데에도 우리민족의 힘이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반도에서도 잠시 막혔던 평화의 길이 속 시원히 뚫릴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도 마지막 안간힘을 쏟아 미국의 간섭을 뚫고 평화의 길을 넓히는 데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그 바탕 위에서 새로 뽑히는 대통령이 더 한층 자주적인 자세로 통일의 길을 열어젖힐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민족이 중심이 되어 세계의 자주화가 눈 앞에 펼쳐지는 오늘의 현실을 바로 보면서 저희는 더 힘차게 싸워 나가겠습니다. 자주와 통일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며 앞장서 싸우고 민중의 참여를 호소하겠습니다. 한 사람의 동지라도 더 동참하도록 조직 확장에도 힘쓰겠습니다.

이 땅의 모든 일을 굽어보시며 우리민족과 희로애락을 함께하시는 천지신명 앞에 저희는 자주화 투쟁을 성스러운 과업으로 받아안고 싸워나갈 것을 결의합니다.

모진 역경 속에서도 민족에 대한 절절한 사랑으로 투쟁하다가 먼저 가신 영령들 앞에 저희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당당히 싸워 나갈 것을 다시 한번 결의합니다.

천지신명과 선열들이시여, 오늘 이 자리에서 제사를 올리고 기원하니, 부족하지만 저희의 정성을 받아 주시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이후에도 저희 발걸음을 보살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천지신명의 보살핌과 열사들의 뜨거운 조국애와, 살아서 투쟁하는 저희가 있는 한 자주통일의 문은 머지않아 열릴 것입니다.

이제 올리는 이 술 한잔 받으시고, 앞으로도 저희의 투쟁을 굽어살펴 주소서!

단기 4354년, 서기 2021년 음력 팔월 열아흐레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일동

 
#평화협정운동본부 #인민군묘역 #북한군묘역 #평화협정기원제 #자주통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시인, 문학박사, 번역가. 충남 청양 출생. 시집 <<송전탑>>(2010). 번역서 <<명상으로 얻는 깨달음>> 외 다수.


AD

AD

AD

인기기사

  1. 1 우리도 신라면과 진라면 골라 먹고 싶다
  2. 2 한국 언론의 타락 보여주는 세 가지 사건
  3. 3 한국 상황 떠오르는 장면들... 이 영화가 그저 허구일까
  4. 4 "백종원만 보고 시작한 연돈볼카츠... 내가 안일했다"
  5. 5 이종섭·임성근·신범철, 증인 선서 거부 ..."짜고 나왔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