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세가 지속함에 따라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유지를 발표한 지난 8월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의 한 음식점에 '거리두기 4단계' 후 영업을 재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는 코로나19의 종식이 아니라 공존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현재 영국,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일부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전, 우리 정부도 10월 말 '위드 코로나'를 위해 실무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벌써 일 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내려진 각종 영업 제한으로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보다 더 치명적인 '생계의 위협'에 직면했다. 아니 현실은 이미 상당수의 자영업자가 '경제적 사망선고'를 받았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영업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위드 코로나' 시기를 앞당겨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동안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각종 제한, 즉 유흥 업소 집합 금지와 외식 업소의 '주간 4명 야간 2명 제한', 체육시설의 '러닝머신 속도 10km 이내' 등의 방침에 자영업자들은 불만이 극에 달했다. 그들은 이런 지침들에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탁상공론으로 급조한 지침이라 생각했고 '차라리 가게 앞에 '금줄'을 쳐 놓는 게 어떠한가?'라는 비아냥까지 쏟아냈다.
현관 앞 적나라한 쪽지
이들의 불만에 누군가는 막연히 이기심이라 폄하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한둘이 아니다. 일단 방역 당국의 자영업자에 대한 제한은 풍선효과로 이어지며 '모텔 특수'라는 기현상을 낳았다. 주점, 노래방, 피시방으로 가지 못한 젊은이들이 모텔에 모여 즐기는 신종 풍경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배달대행 업종 종사자들은 최근 모텔에서 배달 음식 주문이 확실히 늘었다며 '모텔 특수'의 근거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풍경은 원룸, 빌라, 아파트 등 주거지역으로도 퍼지는 추세로 보인다. 최근, 다수의 사람이 집에 모여 음주를 즐기는 풍경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얼마 전 배달을 위해 방문한 빌라 현관 앞에는 다수의 신발이 보였고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현관문에는 이웃 사람이 쓴 듯한 이런 쪽지가 붙어 있었다.
"최근 집에서 모임을 자주 하시는지 주말마다 쿵쿵거리는 발소리와 의자 끄는 소리, 떠드는 소리 등 소음이 너무 심합니다. 코로나에 이런 모임은 제발 자중해 주세요."
현재 이런 상황이 확진자 숫자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이런 국민은 일부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무책임한 행위까지 자영업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지금의 방역 시스템이 문제라는 게 자영업자들의 주장이다.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모 사장님은 최근 서울시로부터 'QR코드 스캐너 장비'를 자비로 구매하여 'QR코드 체크인' 시스템을 갖추라는 행정 명령을 전달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가뜩이나 영업 제한으로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져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장비 구매에 어떤 지원도 없이 일방적으로 '알아서 구비하라' 했다고 전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자영업자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