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끝내기 규칙의 효용 유종의 미,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아진다.
QUARTERLY JOURNAL OF ECON
기억의 변질을 투자에 대입해보자. 당신은 올해 가장 뜨거웠던 섹터의 주식을 주당 2만5천원에 매입했다. 그런데 운도 지지리 없지 주가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때 두 가지 방식으로 하락한다고 해보자.
첫 번째는 연중 내내 조금씩 밀려서 연말에 1만7천원이 되는 경우. 그 다음은 거의 일년 동안 2만원 대를 유지하다가 끝에 가서 갑자기 1만8천원으로 속락하는 상황. 어떤 움직임이 더 큰 고통을 가져올까? 당연히 후자다.
하락폭은 전자가 더 크지만 우리는 가장 최근에 입은 손실에 더 큰 괴로움을 느낀다. 뒤집어 생각하면, 사람들은 최대의 만족과 더불어 최후의 즐거움에 더욱 흡족해 한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다.
마지막 서푼이 모든것을 바꿔 놓는다
정점-끝내기 효과는 초심자들이 최후의 순간에 투매에 나서는 원인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강세장은 흐느끼며 서서히 내리다가 마지막 순간에 걷잡을 수 없이 내리 꽂는다. 조정장이 시작되면 거의 모든 시장 참여자들의 계좌가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주가는 출렁이면서 조금씩 내려간다.
기분이 좋지 않지만 그럭저럭 버틴다. 그 비율이 대략 -30% 언저리다. 전체 하락 날짜가 100일 이라고 한다면 약 80일 정도가 소요되는 기간이다. 그리고 약세장의 끝무렵, 단지 5일만에 무시무시한 붕락의 순간이 닥치며 순식간에 자산이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다. 여기서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이 고꾸라진다. 요즘 젊은이들의 유행어로 표현하자면 멘붕의 순간이다.
2008년의 서브프라임 위기가 이렇게 전개되었다. 더 오래된 과거에는 1998년의 IMF 외환위기가 같은 코스를 따랐다. 주야장천으로 흘러내리다가 역사적인 저점을 깨고 내려가면서 수많은 시장참여자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전 세계 모든 시장의 버블 붕괴는 이 수순을 따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청년들은 그 엄혹한 때를 알지 못하지만 역사는 계속해서 반복된다. 세대가 바뀔지언정 구성원인 인간은 심리는 변함이 없으니까. 이 오랜 하락 기간 동안에 사람들은 왜 매도하지 못했을까?
지금까지 설명한 여러가지 인간적인 약점과 더불어 기준값의 변경, 준거점의 변화 때문이다. 장중에 주욱 하락하면서 변동성을 키우다가 막판에는 살짝 올라온다. 가령, 최저점이 -15% 정도 하락했다면 마감가는 -12%로 끝난다. 마지막의 최대 고통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기에 손실의 괴로움을 수용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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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붕괴, 최후의 순간에 투매에 나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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