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잘못 쓰고 있는 말입니다

일본이 잘못 만든 일본식 영어,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52)

등록 2021.10.23 15:27수정 2021.10.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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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들의 천국' 된 아이티.. 25명 살해한 갱단 두목이 총리 행세
 
한 신문의 최근 기사 제목이다. '갱'은 영어 gang에서 온 말로서 '범죄를 일삼는 조직의 무리'라는 뜻이다. 그런데 '갱'이라는 이 말은 '범죄 집단'이라는 '갱단(團)' 그리고 '범죄 집단, 갱단의 일원' 두 가지 의미가 겹쳐진 채 사용되고 있지만, 구분되어 사용되어야 한다.

본래 gang이라는 단어는 집합명사로서 그 자체로 '갱단'의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gang이 '갱단'의 뜻이고, 지금 사용되고 있는 '갱단'은 잘못 쓰이고 있는 말이다.

반면, gangster가 'a member of the gang', 즉 '갱단의 일원'의 뜻이다. '갱 영화'는 gangster film, gangster movie이다.

'갱'이라는 이 말도 일본식 영어, 화제영어다.
 
가수 빽가는 자신의 작업실이 친구들의 술 아지트가 되었다며 아지트로 인해 지인과 생긴 마찰을 전했다.

이 연예계 뉴스에 나오는 '아지트'는 '조직의 은신처'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아지트'라는 이 말은 지금은 좀 생소하지만, 과거 박정희 유신 시대나 전두환 군사독재 시대 독재정권에 맞서 투쟁하던 시절에 쓰였던 말이다.

이 '아지트'란 말은 역시 일본식 영어로서 본래 러시아어 агитпункт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아지트'는 safe house, 혹은 hide out라는 영어로 표현될 수 있다.
#갱 #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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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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