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성무 코치, 정해빈(2학년), 홍유빈(1학년), 오세민(1학년), 홍윤서(2학년), 임병진(3학년)
최육상
"역도는 쉬어버리면 근육이 풀리고 하니까 어디를 가든 운동한다고 하면 받아줘요. 역도는 기록 경기잖아요? 깨끗하잖아요. 혼자 무대에 올라가서 기록을 세워야 하는 혼자와의 싸움이죠."
지난 13일 찾아간 전북 순창군 순창고등학교 역도부 체육관에서 만난 박성무 코치의 설명이다. 역도부 체육관은 순창고 내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체육관에서는 순창고 학생 5명을 포함해 중학생 7명(순창북중 5명·순창중 2명), 금과초등학생 1명, 완주군의 체육고 학생 1명 등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박 코치는 "역도는 특별한 장비나 재료가 필요한 게 아니고 운동만 가르치면 되니까 다른 학교 학생들이 운동하러 와도 괜찮다"면서 "순창고와 순창북중은 같은 재단이라 학교에서 지원해 준다"고 말했다.
체육관에서는 연신 "쿵, 쾅" 역기 내려놓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쪽에서는 선수 별로 달리하는 역기 무게를 조율하느라 '원판'을 넣었다 뺐다 하느라 "덩, 덩" 소리가 울렸다. 역기 봉에 끼워 넣는 '원판'은 빨간색(25kg), 파란색(20kg), 노란색(15kg), 녹색(10kg), 회색(5kg) 등으로 이뤄져 있다.
실내체육관을 가득 채우는 건 역기를 들어 올리며 선수들이 내뱉는 '기합' 소리와 '역기', '원판'이 매트 위에 내려앉는 소리뿐이었다. 선수 별로 훈련 무게를 맞추느라 계속 원판을 넣다 뺐다 교체했다.
"역도보다 좋은 건 없다"는 선수들
웃으며 번갈아 사이좋게 역기를 드는 고1 여학생 3명이 눈길을 끌었다. 오세민, 홍유빈, 설단비 학생은 17살 동갑내기 친구다. 오세민·홍유빈 학생은 전주에 있는 송원초와 용서중을 졸업하고 순창고에 진학한 초·중·고 동문이다. 설단비 학생은 순창 구룡초를 졸업하고 완주군에 있는 체육중·고에 스카우트 됐다. 순창고 학생과 순창 출신 학생을 순창이 하나로 연결한 셈이다.
세 학생은 중학교 때부터 역도대회에 참가하며 서로 경쟁도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역도보다 좋은 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