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곽상도 의원님, 저희도 6년만 버티면 50억 받을 수 있습니까?’ 피켓을 들고 1인시위하는 류기환 청년하다 대표
유기환
친구들하고 술을 먹으면 옛날에는 군대 얘기, 요즘에는 취업 얘기가 많이 나온다. 10명이 있으면 그 중에 5명은 취준생, 2명은 대학원, 2명은 정규직, 나머지 하나는 나다. 이 중에 7명은 알바를 병행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정규직 되어서 회사에서 갈려나가는 모습을 보면 열심히 살면 어떻게든 되는구나 싶기도 하지만, 나머지 5명의 취준생을 보면 갑갑하기만 하다. 한 놈은 일이 많다고 징징대고 한 놈은 일이 없다고 징징대는데, 직장을 반으로 갈라줄 수는 없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언론에서는 현재 취업준비생 규모가 역대 최대라고 떠들어댄다. 2000년대 중반 '88만원 세대'로 시작해 'N포 세대', '헬조선', '흙수저'까지 청년의 어려운 삶을 수식하는 표현들도 많아졌다.
옛날에는 아파야 청춘이라더니, 요즘에는 아파해도 괜찮다며 힐링이 대세란다. 정치인들도 앞다퉈서 청년의 어려움을 조명하고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이야기한다. 청년들이 힘들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왜 여전히 청년들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는가?
정치의 헛발질
청년 문제 해결을 실패한 유구한 역사가 존재한다. 박근혜 정부는 청년 문제를 해결! 하겠다며 '중동으로 보내라'는 발언을 하고 임금피크제를 주장했다. 그 헛소리는 촛불에 의해 심판받았으니 더 논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문제 해결을 말하면서 일용직/임시직 일자리를 확대했고, 이준석 대표는 경쟁을 강화해야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말이 이상하다. 청년들에게 일용직/임시직 일자리가 부족해서 문제가 발생했나? 경쟁이 부족하고 스펙이 부족해서 청년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던가? 기성정치는 지난 20년간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키는 주범이었다.
진단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기성정치가 말하는 청년은 그들의 상상 속에만 존재했다. MZ세대 같은 라벨을 붙이고 그 틀 안에서 청년 문제를 해결하려하니 답이 안나온다. MZ 세대의 첫째는 42세고 막내는 12세이다. 어떻게 그들을 같은 세대로 묶고 청년이라고 퉁치는가? 애초에 기성정치는 청년을 표로만 바라보니, 문제 해결에 실패한 것이다. 청년 한사람 한사람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제대로 된 진단이 나올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이야기를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