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고덕면 주민들이 북과 장구, 징 등을 치며 산업단지 승인 심의를 부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이재환
충남 예산군 고덕면에 추진되는 예당2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한 승인 심의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연기됐다. 부결을 기대했던 주민들은 "착잡하고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양승조 충남지사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10일 충남도는 예당2산업단지 관련 심의위원회를 열어 보완 조치만을 내린 채 심의를 오는 12월로 연기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심의위에서 주민 민원과 환경문제에 대해 역점을 두고 검토하라는 의견이 나와 계속 심의로 넘겼다. 재심의는 오는 12월 8일로 결정됐다"며 "보완 조치 내용은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과 도로문제 등을 보완하라는 것이다.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철저히 검토해서 제출하도록 업체에 보완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 예당산업단지 추가 조성을 반대하고 있는 고덕면 주민들 ⓒ 이재환
주민들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양승조 지사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근식 산업단지건설반대 주민대책위원장은 "주민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라면서도 "주민들은 양승조 충남지사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길 바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장원 주민대책 사무국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도지사 면담을 요구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양 지사가 면담에 응하지 않고 있다"라며 "예당산업단지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벤젠이 잇따라 검출되었다. 지금도 주민들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 받고 있다. 양 지사는 주민들을 만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민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심의에 앞서 고덕면 주민들은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이미란씨는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농민들은 허리가 굽어도 농사를 짓고 싶어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충남도가 주민들에게 할 일이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춥고 비 오는 날 주민들이 거리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면 도지사의 마음도 편치는 않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찬반으로 분열된 마을이 다시 화합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양승조 지사가 직접 예당2산단 승인을 불허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양승조 충남지사는 영국 방문 일정으로 심의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양 지사는 7일(현지시각)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4박 6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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