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탄관광특구의 전경오산공군기지 정문에서 송탄역을 향해 이어져 있는 송탄관광특구는 리틀 이태원이라 불릴 정도로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운민
이번에 소개할 경기도의 도시는 해외 주둔 미군기지 중 가장 큰 규모가 위치한 곳, 장차 중국과 교류 허브가 될 평택항이 있어 날로 붐비는 도시다. 바로 천안 바로 위에 위치한 경기도 남부의 거점 평택이다. 평평한 땅에 연못 밖에 없어 평택(平澤)이란 명칭이 붙어진 고장이다.
원래는 옆 도시 안성의 번화함에 못 미치는 한가한 마을이었지만 근대의 격변기에 놓인 경부선 철로가 안성 대신 평택을 거쳐가게 되면서 두 도시의 운명은 바뀌고 말았다. 현재 안성은 경기도에서 제법 한갓진 고을로 남아있지만 예전에는 강경, 대구와 함께 조선시대 3대 장터로 불릴 정도로 번화한 상업도시였다.
평택은 이제 남부 경기지역의 교통 허브로 미국과 중국에서 건너오는 문화를 가장 먼저 흡수하는 도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송탄에 위치한 오산 공군기지와 팽성에 자리 잡은 캠프 험프리스, 그리고 평택항은 그 물결을 받아들이는 전진기지다.
신라시대에는 평택을 거쳐 당나라로 향하는 주요 루트의 하나였던 만큼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닌 듯싶다. 지금은 경기도의 당당한 한 도시로 남아있지만 예전의 역사는 꽤나 복잡했다. 조선시대 평택은 진위(송탄), 평택, 수원군(안중)으로 각각 나뉘어 각기 다른 역사를 지니고 있었는데 지금의 평택 대부분 지역들이 경기도가 아닌 충청도에 속해 있었다.
그러다가 연산군이 무분별한 금표(민간인 출입지역)의 확장으로 경기도의 관할구역이 축소되자 평택을 충청도에서 경기도로 처음 편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평택은 경기도와 충청도를 욺겨다니며 정체성이 애매했던 시절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1914년 일제 강점기에 와서야 송탄, 안중, 평택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던 행정구역이 통합되고 현재까지 평택의 행정구역은 경기도다.
송탄만의 매력
이런 역사가 남아있어서 그런 것일까? 평택의 지리와 사람들은 제법 충청도를 닮아있다. 수원, 화성 땅을 지나 오산을 거쳐 평택으로 내려오는 길은 별다른 특색이 없지만 평택 땅에 들어서자마자 그 많던 산들은 오간데 없고, 평평한 들판과 구릉지대가 연이어 이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이 고장의 사람들도 제법 인심이 넉넉해 보인다. 이 들판에서 생산된 평택쌀은 이천, 김포와 함께 경기미로 인정받고 있고, 경기도에서 가장 배의 수확량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본격적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평택 답사를 떠나보도록 하자.
평택에서 먼저 가볼 곳은 가장 북쪽에 위치한 송탄이다. 우리에겐 미군기지와 부대찌개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고장이지만 이 주변에는 원균 묘, 정도전 사당, 만기사 등 역사적 자취가 제법 남아있다. 하지만 먼저 송탄을 대표하는 곳으로 이동해 그 매력을 샅샅이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