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조인골프 게임은 일반적으로 4명이 한 팀이 되어 플레이해야 하므로 골프 조인이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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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단톡방에 초대된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여자 두 명과 남자 두 명, 총 4명이었다. 일명 '명랑 플레이' 조합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은영이라고 합니다." 아직 대면하지 못한 사람들과 가상공간에서 통성명을 나눴다.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자 모두가 이모티콘을 써가며 반갑게 인사했다. 게스트를 초대한 조인 호스트는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말과 함께 게임 수칙 안내 메시지를 공유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달라진 첫 문장이 눈에 띄었다. '4인 필수 예약 확정', 그 뒤로 이어지는 메시지는 단톡방에 모인 사람들에게 의무와 책임을 부여하고 있었다.
▶ 4인 필수 예약 티타임은 3인 이하 내장 시에도 4인 그린피를 지불하셔야 합니다.
▶ 예약자 미 내장 시 6개월 예약 정지 패널티가 적용되며, 라운드 불가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10월의 마지막 주, 함께 골프를 친 지인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나는 음성 결과가 나왔지만, 위드 코로나 첫 시작인 11월 1일 라운딩 예약은 취소됐다.
음성이라 할지라도 잠복기가 있을 수 있으니, 라운드는 불가하다는 것이 골프장 측 입장이었다. 어렵게 잡은 좋은 구장의 라운딩 약속에 조인 동반자 모두가 신나 했는데, 당일 날 오전에 취소되는 안타깝고 죄송한 경험이었다.
그런 이력이 있기에 더욱더 '4인 필수 예약 확정'이라는 단어가 묵직하게 다가왔다. 아~ 얼마 만에 누리는 골프 조인이란 말인가. 다 같이 들뜬 동반자들과 비대면으로 인사를 나눈 후 예약한 골프장에서 조식을 먹으며 첫 대면을 했다.
"모두 반갑습니다!" 함께 식사하며 자신을 소개하는 클럽하우스는 낯선 이들과 자연스럽게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장소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서로 눈인사를 주고받다가, 음식 앞에서 마스크를 벗는 순간은 언제나 새롭고 날마다 짜릿하다.(웃음)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친 후 스타트 하우스에 모이면 또 한 명의 동반자가 기다린다. 바로 캐디다. 캐디는 경기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새로운 동반자의 자기소개를 듣고 박수를 치며 가볍게 몸풀기 체조를 한다. 그렇게 골프라는 공통된 주제로 만난 낯선 5명이 하나의 카트를 타고 첫 티샷 장소로 이동하면 골프 게임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4~5시간에 걸쳐 18홀을 돌며 땀을 흘려도 골프장에서 샤워가 불가했다. 오후 6시가 넘어가면 4명이 골프장에 함께 있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다. 그래서 1부 라운드 이후부터는 2명만 예약 가능했고, 부득이하게 4명이 게임을 시작했다면 6시 이전에 홀 아웃하기 위해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11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스크린 골프는 물론 골프장에도 영업 제한이 사라졌다. 경기 시간과 백신 접종 여부 관계없이 이제는 4명이 석양 노을을 바라보며 라운딩을 만끽할 수 있다. 골프장 지침에 따라 조금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골프장은 샤워할 수 있다. 게다가 19홀이라고 불리는, 술 한 잔 뒤풀이까지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다.
골프 조인의 최대 복불복, 동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