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논리 하양/ 김명석, 이경운 지음 / 코코 / 값 15,000원
도서출판 코코
<논리 논리 하양>에는 정겨운 우리말결이 소복하다. 낱말을 비롯하여 우리가 흔히 도표라고 하는 것을 모눈이라고 하고, 문장의 참값을 나타내는 모눈을 참값모눈이라고 했다. 또 추론을 '따라서가 있는 문장 모임'이라고 풀었다. 따라 나오는 문장을 '결론'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따름말'이라 하고, 결론을 받쳐주는 문장을 '전제'라 하는데 토박이말로는 '받침말'이라고 했다. 쉽고 정겹다. 어떻게 이토록 쉬운 말을 건져 올려 쓰게 되었을까?
김명석 교수는 혼자 공부하며 겪은 어려움이 많았다. 좋은 책은 다 영어나 불어, 독일어로 되어 있는 탓이다. 한국어로 된 책은 한자로 되어 있어 더 어려웠다. 한자를 해석하기 힘들어 문장이 잘 와닿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학문 식민지를 벗어나기 어렵다.
후배들도 나 못지않게 힘들다고 생각해서 우리말로 된 학술 고전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일을 먼저 했다. 모순문장은 '어긋난 말', 조건문장은 '이면 문장'이라고 하고, 선언 문장은 '이거나 문장', 긍정논법은 '이면 없애기', 부정논법은 '뒤로 이면 없애기', 연언논법을 '이고 넣기' 따위로 바꿨다.
논리를 '말길'이라고 했으니 논리학은 '말길배움'이다. 쉽다. 그러나 이런 말이 사회에 널리 쓰일 수 있도록 뿌리내리려면 내남직없이 즐겨 써야 한다. 그렇게 해도 50년 어쩌면 100년도 더 걸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김명석 교수는 외로운 싸움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다. 켜켜이 쌓은 한국 문장 자산이 새 지식을 만들어 코스모스를 더 잘 보도록 하고 코뮌, 공동체, 마을을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여기기에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참, 놓칠 뻔했다. 열세 살배기 주인공 아린이가 다니는 학교가 북녘땅 개성에 있는 개성초등학교이다. 왜 그랬을까? 우리 말결이 남녘을 넘어 북녘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이 나라 밖에 사는 동포들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 말로 말길(논리)을 내야 요즘에 일고 있는 한류가 더 커다란 물결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을 담지 않았을까.
논리 논리 하양
김명석, 이경은 (지은이),
코코,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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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 바라지이
“2030년 우리 아이 어떤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가”를 물으며 나라곳곳에 책이 서른 권 남짓 들어가는 꼬마평화도서관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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