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아기아기가 제일 자주 찾는 곳이 부엌이라서 그런지 걸음마 보조기로 부엌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최원석
반가운 일이었다. 14개월을 지나가는 지금, 아기는 혼자 어디를 잡고 일어나는 것만 하고 있었다. 아직 혼자 일어나는 것을 하지 못했다. 당연히 첫 발도 떼지 못했다. 이를 두고 주위 분들이 많은 우려를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아기의 할머니도 집에 육아를 도우려 오실 때마다 이런 우려들을 부부에게 자주 전달하고는 했다.
아기의 할머니나 주위 분들은 아기가 걷는 시기가 느린 점을 걱정했다. 평균적으로 아기들의 대부분이 생후 1년이 될 무렵에는 걷는다고 했다. 생후 9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첫 걸음을 떼야 하는데 아기가 늦는 게 아닌지 걱정을 하셨다. 이런 말씀들을 계속 듣자 우리 부부의 걱정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도 자주 이런 우려를 접하자 불안한 마음은 커졌다. 서재에서 예전에 읽었던 책을 찾아 관련된 문구를 찾아보았다. 아기의 발달에 관해 서술 된 책에서는 아이들이 늦으면 17개월이 되어서야 걷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때를 넘어서도 걷지를 못하면 담당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해야 할 만큼 큰 문제(자폐도 의심해 보아야 하는 문제)라고 적혀 있었다. 이러한 문구을 보며 안도의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더욱 걱정이 되기도 했다.
아기가 걷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꾸준히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는 있었다. 이게 기는 것은 현란한 속도와 방향 전환을 보여줄 만큼 잘한다. 게다가 가끔은 집안의 계단을 기어 올라가고 싶다며 떼를 쓰기도 한다. 아기가 걷는 시기를 맞게 되면서 다시 찾아서 읽은 책에는 이를 '아기가 계단 오르기를 통해 높이나 깊이를 판단하는 능력을 익히고 평형 감각을 개발하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계단을 오르기를 아기는 매우 좋아했다. 하루에도 두세 번 오르기도 했다. 아기가 혹여나 힘들까 걱정한 아기 엄마는 계단 오르기를 자주 시켜주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걷기 위해서 계단을 오르는 것을 인지한 이후, 최근에 아기 엄마는 달라졌다. 아기가 최대한 자주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