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화학 사내하청 비정규직 집단해고 가족대책위 출범

"아빠 집은 걱정말고 이기고 돌아오세요!"

등록 2021.12.14 09:39수정 2021.12.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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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에 참가하는 참가자
기자회견에 참가하는 참가자신동민
13일 오전 11시 여수시청 현관 계단 앞, 남해화학 사내 하청업체의 집단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해고 노동자 33인의 가족들이 모였다. 이날 가족대책위원회는 출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남해화학은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농협 계열사로, 대표적인 비료 제조업체다. 11월 10일 사내 하청업체가 변경되고 11월 24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용 승계 불가방침을 알려왔고, 얼마 지나지 않은 12월 1일 민주노총 남해화학비정규직지회 조합원 33인 모두 집단해고됐다. 

현재 조합원들은 공장을 떠날 수 없다며 원직복직이 될 때까지 남아 옥쇄 투쟁을 전개해가고 있다. 이들은 "국내 최대 비료생산업체라고 하면서 '농업인의 기업'이라고 떡하니 간판에 붙여 놓은 남해화학은 이번 집단해고를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집단해고가 2년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합원들은 그 원인으로 ▲최저가 입찰을 강제하기 때문에 재정구조가 좋지 않은 업체가 선정되는 점 ▲농협의 무책임함과 성과 압박 ▲포괄적 고용 승계 조항 없이 진행되는 입찰제도 등을 꼽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참가자는 "사내 하청 비정규직인 우리 남편들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는 월급을 받으면서도 업체가 바뀔 때마다 해고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삼남매의 아버지와 군 제대 후 대학 복학을 앞둔 아들의 아빠, 고3 딸을 둔 아빠가 해고되고 있다. 이들 모두 가장으로서 내색하지 못한 채 가슴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가족들은 "하청업체 입찰 시 고용 승계 조항 없이, 최저가 입찰제를 통해 사내하청 업체를 선정하는 곳은 여수산단에서 남해화학이 유일하다"며 "이윤 창출을 위해서라면 비정규직 노동자 생존권은 파리 목숨으로 여기고 그들의 가정파탄은 관심 사항이 아니라는 돈만 밝히는 나쁜 회사"라고 말했다.

가족대책위는 "이번에도 농협과 남해화학은 하도급 업체와 노동자들 간의 이해관계 문제라고 발뺌을 하고 있다"며 "고용 승계 의무조항을 삭제하고, 최저가 입찰제를 통해서 2년마다 대량해고 사태를 유발하는 장본인은 남해화학이며, 뒤에서 사주하고 있는 것은 농협"이라 주장했다.

한편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여수시 갑)은 "남해화학도 (여수산단 다른 업체들처럼) 사실상 고용승계를 보장해서,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게 하고 처우도 올려달라"고 질의했고, 이에 남해화학 하형수 대표이사는 "반드시 그렇게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여수시 을)은 남해화학 사내하청 비정규직 집단해고가 해결된 것처럼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사측은 33명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전원 재계약(고용 승계)을 거부한 채 일부만을 고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남해화학비정규직지회는 전원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노동과세계에도 게재합니다.
#농협 #남해 #노동 #비정규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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