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진(사)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 이형진 회장
이윤옥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인 오희옥(95) 애국지사의 '독립유공자의 집'이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설립 예정으로 헐릴 위기에 있다는 소식이 여러 매체를 통해 줄기차게 보도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측에서 이에 관한 협상을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것은 독립운동가에 대한 모독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시민의 성금으로 조성된 '독립유공자의 집'을 관리하고 보존해야 할 용인시(백군기 시장)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는 일은 좌시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구 한국광복군동지회) 이형진 회장의 말이다. 지난 20일 낮 1시, 기자는 전쟁기념관에 있는 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 사무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오희옥 애국지사의 아들인 김흥태씨도 함께했다. 제17대 회장에 취임(10월 18일)한 지 두 달 남짓이라 그런지 아담한 크기의 사무실에는 책상과 소파 등 몇 가지 기본 집기들만 있을 뿐 썰렁했다.
"소파 등도 모두 중고 물품입니다. 제가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근 10년간 광복군동지회는 개점휴업 상태였습니다. 1965년 9월 15일 '대한민국의 뿌리 한국광복군동지회'를 창립할 때만 해도 생존 동지들이 많이 계셨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하나둘 타계하시다 보니 동지회를 이끌 분들이 안 계셨던 것이지요."
이형진 회장은 차 한 잔을 권했다. "독립투사는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망국(亡國)의 군인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할 뿐"이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 회장은 국군의 뿌리인 광복군 창설부터 한국광복군동지회의 후신인 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2021.5.25. 국가보훈처에 명칭 변경 승인)의 탄생 경위를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설명했다.
그런 용감한 광복군들은 그러나 지금, 다섯 분만이 생존해 있다. 생존자 다섯 분 모두가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 유일한 여성 광복군 출신이 바로 오희옥 애국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