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같잖다"... 윤석열의 거친 입, 피로감이 든다

[주장] 정치인들의 말과 품격을 생각한다

등록 2021.12.30 18:05수정 2021.12.3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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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도 품격이 있다. 말은 곧 한 사람의 성품이자 인격을 드러낸다. 무심코 던지는 말과 함께 배어나오는 인물 됨됨이는 그가 아무리 뛰어난 언변을 구사하며 이를 의식적으로 감추려고 해도 결코 감출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더구나 말이란 한 번 입 밖으로 새어나오는 순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손 안에 가둘 수 없는, 말이 지닌 고유한 특성 때문이다.

한 사람의 입 밖에서 빠져나온 말은 별다른 저항 없이 백 사람, 천 사람의 귀로 옮겨다닌다. 이는 다시 만 사람, 백만 사람의 입을 타고 전파된다. 이렇듯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귀와 입을 거친 말은 결국 처음 말을 꺼낸 이를 향해 되돌아오는 수순을 밟는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날카롭고 뾰족한 말에 의해 상처를 입게 되고, 불편해진 감정은 또 다시 확대재생산된다. 그만큼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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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경북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개최된 국민의힘 경북도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경북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하여 "무식한 삼류정치.. 참 어이가 없다. 정말 같잖다"며 격앙된 발언을 쏟아냈다. 해당 장면은 TV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 매체를 통해 고스란히 노출됐다.

뿐만 아니다. 윤 후보는 30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선대위 출범식에 참석, 현 정권을 향해 "내 처와 식구들까지 사찰 당했다. 미친 사람들 아닌가" 라며 발언 수위를 조금 더 높였다(관련 기사: "미친 사람들...전과4범" 점점 거칠어지는 윤석열 입).

20대 대통령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 이번 대선은 국민들에게 역대급 불호 선거로 인식된다.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후보들의 거친 입담이 한 몫 단단히 거든다. 말의 중요성은 재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개인에게도 이럴진대 하물며 공인인 위정자라면 어떨까?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위정자가 쏟아낸, 여과되지 않은 발언은 돌고 돌아 결국 우리의 감정까지 훼손시킨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거칠게 날이 선 말투는 뾰족한 흉기로 돌변, 귀와 입으로 전달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감정에 깊은 내상을 입힌다. 말이 비수로 돌변하는 셈이다. 이럴 경우 말은 칼날보다 예리하다. 형태가 없는 존재라고 하여 말을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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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0일 인천 중구 서해5도 특별경비단을 찾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선거일이 가까워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엎치락뒤치락한다. 그러다 보니 후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이 과정에서 상대 진영을 향한 감정을 자제하지 못 하고 그대로 분출하는 사례가 자주 목격된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어느 누구보다 현명하다.

거친 입담으로 감정을 분출하는 후보보다는 품격 있는 후보를 원한다. 상대를 감정적이며 가시 돋친 언사로 깎아내리는 후보보다는 정책으로 평가를 받으려는 후보를 원한다. 정치인의 수준은 곧 유권자의 수준. 대한민국 유권자의 수준은 우리 사회가 민주화의 꽃을 피우는 과정에서 이미 일정 수준에 이르렀다. 유권자들은 자신들과 걸맞은 수준의 정치인을 바란다.

말에도 품격이 있다. 품격을 갖춘 위정자의 언행을 기대한다.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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