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띠 여자들이 사회적 멍에를 감당하다 못해 아예 호랑이가 돼버리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는 단편영화<호랑이 푸로젝트(2004)>.
이지행
그런 얘기 들어보신 적 없으세요? 흔히들 '팔자'라고 하는, '닭띠 여성은 집 안을 해친다' '말띠와 범띠 여성은 드세다' 같은 말이요. 이런 이상한 편견들이 미신처럼 떠다니는 사회적 현실, 부모님은 동생에게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고 싶어 하신 선택이셨겠지만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그런 식이라면 같은 년생 여자들은 다 같은 '팔자'를 타고 났다는 말인가요.
이런 상황이 엽기적이라고 생각한 건 저뿐이 아니더라고요. <호랑이 푸로젝트(2004년, 이지행 감독)>라는 단편영화가 있어요
(영화소개 보기). 호랑이띠 여성들이 진짜로 호랑이가 돼 버리는 판타지물이고, 실제 호랑이띠 배우인 문소리씨도 출연한답니다. 어처구니없는 성차별적 편견을 영화로 만들어내기까지, 영화 감독이나 문소리 배우가 살면서 경험한 허탈한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더라고요.
나아가, 여자가 기가 센 게 대체 뭐가 문제인가도 싶었고요(남자들 기죽이지 말라는 뜻일까요?).
"잘 봐, 언니들 싸움"... 연대하는 여성들이 주는 에너지
성애님이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을 즐겨보는 것처럼, 저는 요즘 <스트릿 우먼 파이터(일명 '스우파')>를 찾아본답니다. 거긴 정말 드세고 '기 센', 멋진 여성들 천지거든요.
여성 댄서들의 댄스경연 예능프로인데, 어떻게들 저렇게 관절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며 춤을 추는지 나와 같은 '인간'의 몸이 맞나 싶어요. 춤도 춤이지만 명대사들을 뽑아내는 덕에 귀도 즐겁습니다. 앞서 상대팀 리더 모니카와 춤으로 맞붙은 허니제이는 당시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라는 말을 해 큰 화제가 됐어요(찾아보니 이 배틀은 3.2%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