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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기는 처음" 윤석열 게임 벼락치기

게임특위 구성, LCK 참관 등 적극 구애..."지역연고제? 고개 갸웃"

등록 2022.01.12 23:57수정 2022.01.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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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시 종로구 그랑서울 타워1에서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대회인 2022 LCK 스프링 개막전을 관전하기에 앞서 작성한 방명록을 들어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시 종로구 그랑서울 타워1에서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대회인 2022 LCK 스프링 개막전을 관전하기에 앞서 작성한 방명록을 들어보이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뭐 이런 경기는 처음 봤는데, 우리 그 이준석 대표가 설명을 좀 돌아가면서 해주니까 재밌게 봤습니다. 기회 되면 한 번 더 오고 싶은데요?"

2022 LCK 스프링 개막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롤)'라는 게임을 관람하고 나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한 말이다. 

윤석열 후보는 12일 하루에만 게임특별위원회 구성, 게임산업 발전 공약 발표, '리그오브레전드' 연습, LCK 관람 등 벼락치기로 연습문제를 풀었다. 2030 중심의 게이머들에게 적극 구애를 보낸 것이다. 일단 호응을 얻는 듯 보이지만, 표심 잡기에 급급해 E-스포츠의 특성을 무시한 공약을 내놓은 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3층에서 '게임산업 발전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사회에서 세대 간 인식 차이가 큰 대표적 분야가 게임이다.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 왜곡된 시선 바뀌어야 한다"라며 "게임 정책의 핵심은 게이머 우선, 지금까지 게임 이용자에 가해졌던 불공정 문제를 완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2030 게이머 맞춤 정책으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소액사기 전담 수사 기구 설치, E-스포츠 지역 연고제, 장애인을 위한 게임접근성진흥위원회 설치 등을 약속했다.

질문 7개 가운데 먼저 답한 건 2개 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게임 산업의 불합리한 규제 정비 및 사용자 권익 보호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게임 산업의 불합리한 규제 정비 및 사용자 권익 보호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게이머들에게 '공공의 적'이라 불렸던 신의진·손인춘 전 의원을 특보로 영입했던 윤 후보가 게임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한편, 아직은 게임과 E-스포츠계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약 발표가 끝난 뒤 취재진 질의응답에서 윤석열 후보는 7개 질문 가운데 4개에 답했다. 하지만 윤 후보가 질문에 먼저 답한 건 2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1개의 질문은 '평소 즐겨 해본 게임 있느냐'는 것이었다. 나머지 5개에 대해선 윤 후보 옆에 있던 게임특별위원장인 하태경 의원, 원희룡 정책본부장에게 답변하라고 넘기기 바빴다.


윤 후보는 공약 발표를 한 뒤 롤을 한 시간 정도 연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후보님이 게임에 대해서 아직 부족하지만 공부를 하려고 한다"라며 "오늘도 롤 1시간 체험해보고 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후 윤 후보는 LCK 개막전이 열린 서울 종로구의 '롤파크'에 들러 롤 경기를 관람했다.

E-스포츠 지역연고제, 게임 문화 이해했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게임 산업의 불합리한 규제 정비 및 사용자 권익 보호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게임 산업의 불합리한 규제 정비 및 사용자 권익 보호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이날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두로 떠오른 건 'E-스포츠 지역 연고제'였다. 윤 후보는 E-스포츠도 프로야구처럼 지역 연고제를 도입해 지역별로 경기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는데, E-스포츠를 기존 프로 스포츠처럼 여겨서 나온 구상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실 지역 연고제를 정부가 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은데,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공약"이라며 "E-스포츠 특징은 팬들이 지역 연고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스타 선수를 따라간다. '한화생명'이라는 팀의 '쵸비'라는 선수가 이적하면 팬들은 '쵸비'를 따라 팀을 이동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E-스포츠 문화를 이해하고 만든 정책인지 잘 모르겠다. 실효성을 따지고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차라리 게임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에 법인세 감면을 해주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해당 공약 수립에 관여한 게임특별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지역 중심이 아닌 스타 선수 중심으로 팬층이 형성된 건 알고 있다"라면서도 "지역에 게임단이 생기면 지역 연고 중심의 팬층이 자연스레 형성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역 연고 중심의 팬층이 생기면 지역 균형 발전에도 도움 될 것"이라며 "E-스포츠를 국가적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현 기조에도 맞다"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지역연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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