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교통 불편 등의 이유로 지하화된 일본 '다이시선' 구간의 모습. 해당 구간을 공사하는 사업비는 한화 1조 5천억 원 정도가 소요되었다. (Flikr-Wikimedia Commons, CC-BY-SA 2.0)
Cheng-en Cheng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가 한 목소리로 외친 경인선과 경부선 서울 구간의 지하화의 경우 앞서 총선, 지방선거에서 여러 차례 공약으로 나온 것이다. 이른바 철도 지하화 공약은 2020 총선 당시에도, 심지어 지난해 있었던 서울특별시장·부산광역시장 재보궐선거 때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경의선의 지선인 용산선을 지하화한 사업은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꼽힌다. 용산선이 지하화되면서 복선전철화 된 덕분에 지하에는 서울 곳곳을 누비는 전철이, 지상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강릉에서도 영동선 철도의 시내구간을 지하화되면서 선로를 '월화거리'로 재탄생시켰다.
철도의 지하화는 충분한 사례가 있고, 철도 소음 등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만큼 현실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대선후보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노선의 지하화는 현실성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지상에서 운행하고 있는 철도를 유지하면서 지하에서 공사를 이어간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철도 지하화 사례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현재 다니고 있는 전동차의 운행을 멈추고 지하 구간 공사를 이어가거나, 열차를 운행하면서 그 지하에서 터널을 뚫거나 개착을 해야 하는데, 이건 어려운 데다 위험하기까지 한 난공사이다.
열차를 운행하면서 지하화를 이어갔을 때의 비용은 어느 정도가 들까. 현재 열차를 운행하면서 지하화를 진행하고 있는 일본 도쿄 근교의 전철 '다이시선'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도쿄 바로 아래의 카와사키시내를 오가는 전철인 다이시선은 건널목이 많아 교통에 지장을 주었고, 현재 2km 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이 진행중이다.
카와사키 시청, 그리고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해당 2.1km 구간을 지하화하는 데 드는 사업비는 1426억 엔, 한화로는 약 1조 5천억 원에 달한다. '다이시선'의 지하화는 이미 열차가 운행하는 선로 밑에 지하 선로를 개설하는 방식이다.
다이시선은 2019년 지하화가 완료된 첫 번째 구간을 개통했고, 잔여 구간 역시 2024년을 목표로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효과도 있었다. 다이시선 연선에 즐비했던 건널목이 사라지면서 지역 단절이 해소되었다. 하지만 건널목이 그리 많지 않고 입체화가 잘 된 한국의 경우 새로운 노선을 뚫는 것보다 높은 사업비를 감당하면서까지 지하화를 한다는 것이 타당한지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그려진다.
고속도로 지하화, '현재진행형' 사례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