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겸재 정선의 <낙산사>
간송미술관
갓을 쓰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아 선비들의 시중을 들기 위해 따라온 사람이거나 낙산사에서 일을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바위 위에 여유롭게 앉아있는 선비들의 모습과 비교하여 이 사람의 뒷모습이 무척이나 허탈해 보인다. 낙산사의 일출을 보기 위해 밤새 길을 걸어왔으나 이미 늦어버린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출의 시간은 짧고 후회는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 이 사람은 이미 떠오른 해를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려서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해가 돋아오를 때의 햇빛 같고
장성하여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해가 중천에 오를 때의 햇빛과 같으며
늙어서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켜놓은 촛불의 빛과 같다.
위의 글은 춘추시대 진나라의 사광이 한 말이다. 언뜻 보면 늙어서 학문을 좋아하는 것이 촛불로 비유되는 것이 어릴 때와 장성하였을 때의 햇빛에 비교하여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해는 지고 어둠이 찾아온다. 그 어둠을 밝히는 것은 촛불이다.
밤을 촛불로 밝힌다는 것은 하루를 되돌아보아 내일을 계획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되돌아봄은 내일의 자신을 보다 나은 길로 이끌어주는 기회가 된다. 되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은 작은 성취에 매달리다 금방 지쳐버리게 된다.
오늘 떠오르는 해를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내일도 해는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밤에 준비하지 않는다면 내일의 떠오르는 해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지만 하지 말고, 그 마음을 담아 다가올 시간을 준비하자. 그렇게 한다면 여유롭게 내일의 해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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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삶에 대해 공부하고 글을 쓰는 초등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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