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싹 죽었던 돌나물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김정아
흙 속의 생명체가 이렇게 우리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니, 우리도 몸이 근질근질할 수밖에 없다. 움츠리고 집안에 있던 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이리라.
남편은 급기야 거름흙을 주문했다. 겨우내 얼었다가 살짝 주저앉은 흙들을 덮어주고, 텃밭 흙도 북돋우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4 입방 야드의 흙이 한 트럭 도착하자, 우리 집 현관 앞은 흙으로 덮였고 우리는 결국 팔을 걷어붙이고 나가서 마당과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마른 가지들을 잘라내고, 여기저기 남아서 뒹구는 낙엽들도 거두고, 할 일은 넘쳐났다.
그런데 마당 한 구석에 의문의 봉오리 같은 것이 보이는데 도대체 뭔지 모르겠는 것이다. 여기 원래 뭐가 있었더라?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맞아! 여기 머위가 있었는데! 그러면 이게 머위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