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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9일 서울 태평로 서울시의회 앞 '임시 기억공간' 마당에서 열린 #지워진_사람들 대구지하철참사 19주기 추모식 및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 참석, 대구지하철참사 19주기를 앞두고 재난 및 산재 희생자를 추모하고 참사 피해 가족의 목소리를 들은 뒤 시민사회 생명안전 10대 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대구 지하철 화재, 세월호,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삼성 반도체 공장 직업병... 오랫동안 한국 사회 곳곳에서 누군가 다치거나 아프고, 때로는 죽었던 일들이 절대 재발하지 않길 바라는 이들이 9일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임시기억공간 마당에 모였다. 20대 대통령 후보들에게 '차별과 불평등 없는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다.
가장 먼저 약속한 이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였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대표로부터 시민사회가 대선 후보에게 제안하는 생명 안전 10대 과제 자료집을 전달 받은 뒤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이 무거운 질문 앞에 대통령 후보로서 다시 서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이자 생존자인 유가족 여러분께 정말 면목없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고 말했다.
심상정 "어제도, 오늘도 참사 진행 중... 어떻게 선진국인가"
"성수대교 참사 28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27년, 대구 지하철 참사 19년, 삼성백혈병 참사 15년, 가습기 살균제 참사 11년, 세월호 참사 8년, 스텔라데이지호 5년이 지났다. 비통한 참사의 역사는 작년과 올해 또 광주 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1990년도 산재사망노동자는 2236명이었는데 재작년 기준 2262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32년이 흘렀는데 해마다 2천 명이 죽는 이 침묵의 참사는 어제도, 오늘도 진행 중이다. 이게 어떻게 선진국일 수 있나."
심 후보는 "정의당이 많이 부족했다"며 "그 소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책임지지 못했다"고 재차 사과했다. 또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하고 '기업'이라는 글자가 빠진 채로 만들어진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등을 약속하며 "국민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나라는 선진국은커녕 국가 자격조차 없다"고 했다. 그는 "변함없이 초심을 지키겠다"며 '원칙이 반칙을 이기고, 진실이 거짓을 이기고, 생명이 이윤을 앞서는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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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임시 기억공간' 마당에서 열린 대구지하철참사 19주기 추모식 및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서 약속 패널을 전달받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뒤이어 도착한 집권여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에게는 많은 요청이 쏟아졌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 허영주 대표는 "어떤 종류의 비극이든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인재'"라며 "인재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한혜경씨 모친 김시녀씨는 산재 피해자들의 기업 정보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고 비판받는 산업기술보호법 관련 조항의 개정을 촉구했다. 대구 지하철참사 피해자들은 18일 열리는 추모식 참석도 부탁했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던 이 후보는 "참사 피해자들의 모임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게 돼서 매우 안타깝고, 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가의 가장 큰 의무는 국가 구성원, 즉 국민들의 생명 그리고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그 위에 민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인간의 생명을 비용의 일부로 생각하는, 그래서 생명의 가치보다 돈이, 수입이 더 많으면 가차없이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희생하는 사회 풍토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도 "돈보다 생명을!"... 소수정당도 참석했지만 윤·안 불참
"대체적으로 사고 원인들을 사후 분석해보면 '요거만 조금 조치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라는 게 다 드러난다. 살기 위해 일하다가, 살기 위해 활동하다가 죽음에 이르는 이 참담한 현실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 앞으로 4기 민주정부, 이재명 정부는 생명·안전지킴이, 생명·안전파수꾼 정부가 돼야 한다는 사실은 변할 수 없다. 다시는 이익 때문에, 돈 때문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국민들의 삶이 희생되는 일은 절대로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 후보는 또 "저도 정치인의 일원이었고, 지방정부 책임자로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현장에서 느낀 부족함, 제도적 불비 이런 것에 참 안타까운 생각을 많이 가진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정말 심기일전해서 생명·안전을 귀히 여기는 그런 사람 사는 세상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며 '돈보다 생명을! 생명·안전파수꾼 정부가 더 이상 국민의 희생을 방치하지 않게 하겠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날 행사에는 두 후보 외에도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 노동당 이백윤 후보, 진보당 김재연 후보 등 소수정당 대선후보들도 동참, 차례로 약속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불참했을 뿐 아니라 관계자의 대리 참석도 없었다. 행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문의에 "두 후보 쪽에도 여러 차례 연락을 했으나 참석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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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당 이백윤 대선 후보(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선 후보, 진보당 김재연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임시 기억공간' 마당에서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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