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묵힌 시민기자의 꿈, 드디어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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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일기만 쓰던 저는 짧은 글로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는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었습니다. 실력도 없고 준비도 되지 않은 채 쉴 새 없이 각종 글쓰기 이벤트에 응모했어요. 그러던 중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에도 도전했습니다.
2006년에 우연히 오마이뉴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시민기자가 될 수 있다!'는 이용가이드에 따라 가입은 했지만 기사를 쓰지도 않고 시도조차하지 않고 잊었습니다. 가끔 생각은 났지만, '감히 내가 무슨 기사를...'이라는 내면의 검열관이 제 손목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신나게 브런치, 블로그, 인스타, 유튜브, 카카오뷰 활동, 그리고 출간, 방송이라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죠.
작년에 브런치 작가 한 분이 가끔 오마이뉴스에 함께 올린 글이라며 공유하길래 부러운 마음으로 제 오마이뉴스 계정에 로그인했습니다. 핸드폰 번호가 011로 되어 있는 걸 보며 '참 오래전에 가입은 했는데...'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정보만 수정하고 도전은 또 멈추었습니다. '원고를 보내도 안 될 거야'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앞섰어요.
작년 10월에 어떤 용기가 났는지 서평을 송고했습니다. 두려워한 대로 비채택 됐습니다.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으면 생나무로 남더군요. 그리곤 다시 오마이뉴스를 잊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바쁜데 굳이 오마이뉴스까지?' 귀차니즘을 핑계로 대면서 말입니다.
최근 연휴가 끝나는 시점에 브런치 피드를 살피다 댓글로 소통하는 작가님의 글 '새해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살아보겠습니다'를 읽었습니다. '이거 내가 꿈꾸던 거잖아'라며 중얼거렸죠. 어찌나 부럽고 멋지던지요. 그 자리에서 바로 얼마 전에 썼던 '넷플릭스 보다 더 좋은 이것은 바로'를 다시 퇴고해서 보냈습니다. 아마 제주도에서 받은 에너지와 다른 작가님의 글에서 받은 힘 덕분이겠지요?
다음 날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오마이뉴스에 보낸 글의 결과가 궁금해서 들어가 봤습니다. 제 글과 비슷한 제목의, '이것 때문에 넷플릭스가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라는 글이 처음 보는 이미지와 함께 있더군요. '내가 보낸 글과 비슷한 추천 기사가 뜬 건가? 뭐지?'하고 클릭했더니 바로 제 글이었습니다. 제가 보낸 글이 이미 오마이뉴스에서 채택되어 버금 단계가 되었더라고요.
막연하게 부럽다고 여기고, 안 될 거라 지레 겁먹었던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했어요. 하기 전에는 두렵고 겁나는 일이 막상 시도하면 해볼 만하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지 않나요? 저에게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그랬습니다. 17년 동안 가입만 해두고 이루지 못한 꿈을 이제야 이루었습니다. 막연하게 상상했던 꿈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느낌이랄까요?
아직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낸 적 없는 분께 살짝 팁을 드리자면, 일단 원고료를 받습니다. 정식 기사(잉걸)로 채택되면 2000원의 원고료가 생깁니다. 잉걸 기사가 버금 이상에 배치될 경우 더 액수가 큰 원고료를 받는데요. 버금은 1만5000원이고, 으뜸은 3만 원, 오름이 되면 6만 원입니다. 잉걸, 버금, 으뜸, 오름이라는 기사 등급은 배치 위치에 따라 달라집니다. 원고료도 물론 중요하지만 애써 쓴 글을 많은 분이 읽어준다는 것만으로 저는 감사했습니다. 브런치도 같은 맥락이니까요.
브런치나 블로그에 올린 글도 가능할지 궁금할 텐데요. 중복 송고를 허용하지만 가급적 '동시 송고' 하는 게 좋습니다. 즉, 미리 오마이뉴스에 원고를 보내고, 기사가 채택이 되면 다른 매체에 함께 발행해야 하는 편이 좋은 것이지요. 그러니까 미리 글을 써서 충분히 퇴고한 후 오마이뉴스 기사로 보내고 그 결과에 따라 브런치나 블로그에 글을 올려야겠어요. 여기서도 부지런함이 요구되네요.
기사를 올릴 때 아무래도 사진을 함께 올려야 채택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 사진도 올렸는데요. 사진 저작권자와 설명, 일시가 필수 항목이라 당황스러웠어요. 그래서 부랴부랴 무료 이미지 사이트에 가서 사진 저작권자를 찾아 넣었는데요. 저처럼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마이뉴스에는 편집기자가 있어서 시민기자가 올리는 부족한 사진보다 훨씬 멋진 사진으로 변경해줍니다. 그래서 제 기사를 바로 알아보지 못한 해프닝이 벌어졌죠.
더 놀라운 건, 책을 출간할 때 편집자가 어느 정도 글을 교정해주듯 기사 역시 좀 더 매끄럽게 바꾸어 줍니다. 처음 제가 쓴 글에는 넷플릭스 문화를 언급한 내용이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글이 길어졌어요. 세어보지 않았지만 3000자가 넘을 겁니다. 오마이뉴스에 올라간 기사는 훨씬 간결하고 메시지도 명확합니다. 교정으로 글 쓰는 방법을 더 배울 수 있으니 좋은 기회가 아닌가요? 기사든, 책이든 글의 스킬 자체는 조금 부족해도 내용이 중요합니다.
갑자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홍보대사가 되어버렸는데요. 돈도 받고, 중복으로 발행도 가능하면서, 더 멋진 사진과 교정된 결과물이 나오는 일을 안 할 이유는 없겠죠? 더군다나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이야기'도 뉴스로 실어 준다고 합니다. 저처럼 주저하고 두렵고 어렵게 느껴져서 망설이는 분도 이제 행동에 옮겨보세요. 어떻게 하더라도 17년 묵혀서 도전하는 사람보다는 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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