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둘과 고양이 둘, 도합 넷인 우리 가족도 호롱불 같은 눈으로 주시하겠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헛구호가 되지 않도록.
envato elements
그렇다면 이번 20대 대선의 반려동물 공약은 어떨까? 골자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대선에도 등장했던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 공약이 도돌이표처럼 다시 돌아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진보당 김재연 후보 모두 반려동물 진료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전보다 진일보한 공약들도 눈에 띄기는 한다. 심상정 후보의 공공 장례시설 확충과 대규모 번식장의 단계적 폐쇄, 반려인 의무 교육화 등은 동물복지와 관련해 유의미한 약속들이다. 또 이재명 후보의 동물 학대 방지를 위한 지방정부 전담부서 신설 약속, 김재연 후보의 코끼리와 돌고래 등 단계적 전시 중단 역시 눈여겨 볼 만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후보들의 공약을 전적으로 믿기는 어렵다. 현 정부 출범 당시 공약이었던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만 봐도 정권 말기인 아직까지도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결국 반려인들은 아직까지도 '각자도생'이다.
우리 가족 역시 매달 고양이들의 병원비 명목으로 적금처럼 돈을 모으고 있다. 나이든 두 고양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언제가 될지 모를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를 목 빼고 기다릴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부디 내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란다. 진료비 표준화도, 반려인 의무 교육도, 동물 전담 부서 신설도 다음 정부 임기 내에 무사히 안착되었으면 좋겠다. 후보들이 일단 의지는 보였지만 재원 조달과 법 개정이라는 큰 산을 넘겨야 가능한 공약이 태반이다.
이를 위해 반려인들도 다음 정권의 동물 관련 정책에 내내 꾸준히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인간 둘과 고양이 둘, 도합 넷인 우리 가족도 호롱불 같은 눈으로 주시하겠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헛구호가 되지 않도록. 21대 대선에 또 같은 공약이 도돌이표 되지 않도록.
반려동물에 대한 고민과 반려동물로 인해 달라지는 반려인들의 삶을 다루는 콘텐츠.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라디오와 밤이 있는 한 낭만은 영원하다고 믿는 라디오 작가
공유하기
언제쯤이면 적금대신 공약을 믿을 수 있을까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