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법분야 개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집권 시 문재인 정부 적폐수사를 예고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번에는 검찰권을 강화하는 공약을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여기에 '검찰제국 NO'라는 메시지로 맞붙으면서 두 후보의 전선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윤 후보는 14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위한, 국민의 사법, 국민에게 더욱 다가가는 사법서비스를 실현하겠다"며 11가지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특히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 검찰총장에게 독자적 예산편성권 부여를 약속했다. 검·경이 수사 또는 내사 중인 고위공직자 부패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넘기도록 한 조항도 없애겠다고 덧붙였다.
'가짜 검찰개혁' 없애겠다는 윤석열
이 가운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공수처 부분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오랫동안 꾸준히 요구되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확립된 사안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는 수사지휘권은 1949년 검찰청법 제정부터 있었으나 사실상 죽은 조항이었다가 2005년 천정배 장관이 강정구 동국대학교 교수의 국가보안법 사건 불구속 수사 지휘를 계기로 처음 발동됐다.
이후 수사지휘권은 발동되지 않다가 추미애 장관이 2020년 '검언유착 사건'을 계기로 헌정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그는 같은 해 10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과 가족 의혹 사건 지휘에서 빠지라고도 지휘했다. 뒤이어 취임한 박범계 장관도 2021년 3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에서 재소자 김아무개씨의 모해위증혐의 여부와 기소가능성을 다시 살피라고 수사지휘했다.
여권은 이 사례들을 '검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한 것'이라고 평가해왔다. 공수처 역시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세워졌다. 하지만 14일 윤석열 후보는 공약 발표 후 "사실상 이 제도를 만들어낸 나라에서도 사문화된 지 오래"라며 "검찰총장은 국회에 출석 안 하고,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검찰 사무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에 하나의 근거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더 이상 악용될 기회를 차단하고,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오랜 숙원인 예산권 독립도 약속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명분으로 행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자체적인 예산·인사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 후보 역시 "옛날부터 이렇게 해야 된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검찰청은 중앙행정기관이다. 법무부가 예산을 같이 들고 가서 할 수는 있겠지만, 자체 편성하고 (국회) 예결위에 가서 자신의 예산에 대해 설명하는 것들은 검찰이 자체 책임 하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검찰총장에게 독자적인 예산편성권을 부여하면 검찰공화국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검찰공화국은 맞지 않다. 지금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 의해서 주요 (검찰) 인사가 통제되고 관리되지 않냐"고 반문했다. 또 "검찰업무는 사법시스템 통제를 받는다"며 "검찰이 얼마나 국민의 검찰로서 제 기능을 하느냐는 것은 정치권력이 여기에 개입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얼마나 존중해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제국' 막겠다는 이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