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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저하·요양병원 '고위험군' 180만명 4차 접종 실시

화이자나 모더나로 3월 첫주부터 시작... "4차 접종 확대 계획은 검토 안해"

등록 2022.02.14 17:54수정 2022.02.1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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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4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보건복지부

 
정부가 14일 요양시설 입소자와 면역저하자 등 코로나19 바일스 감염의 위중증화율이 높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4차 추가 백신접종을 실시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열고 "오미크론 변이의 우세종화에 따라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고위험군의 중증·사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면역저하자 약 130만 명,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약 50만명 등을 대상으로 추가접종을 시행한다"며 "3차 접종을 완료한 4개월(120일) 이후부터 접종이 가능하고, 해외 출국이나 입원·치료 등 개인 사유가 있거나 집단 감염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는 3개월(90일) 이후부터 접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4차 접종 시행 배경으로 "요양시설은 지난해 10월 3차 접종으로 올해 1월까지 집단발생 감소와 중증·사망 예방 효과가 있었으나, 최근 접종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집단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면역저하자와 요양시설은 3차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 감소로 누적 위중증 위험비·사망 위험비가 높아지고 있어 추가접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1월 첫째주 11건(281명 확진)에 불과했던 요양시설 집단 감염 건수는 이달 첫 주 48건(1543명 확진)을 기록하며 지난 한 달 간 4배 넘게 뛰었다.

요양시설 입소자와 면역저하자의 위증중 및 사망 위험도 다른 확진자에 비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질병청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12주간 2차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만 18세 이상 1760만명을 대상으로 백신 예방효과를 분석한 결과, 두 개 집단에서만 '누적 위중증·사망 위험비'가 대폭 증가했다. 누적 위험비는 시간 경과에 따른 위험도를 미감염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표현한 수치다.

요양시설 집단감염, 한달 새 4배 이상 증가
 

3차 접종 후 시간경과에 따른 돌파감염자의 위증중 및 치명 위험비 추이 집단별 누적 사망 위험비. 요양시설 입소자와 면역저하자의 위험도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승하고 있다. ⓒ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3차 접종 후 시간경과에 따른 돌파감염자의 위증중 및 치명 위험비 추이 집단별 누적 위중증화 위험비. 요양시설 입소자와 면역저하자의 위험도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승하고 있다. ⓒ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요양시설 입소자의 사망률은 75세 이상 고령층보다도 10배 가량 높다. 질병청이 해당 연구에서 분류한 ▲면역저하자 ▲요양시설 입소자 ▲18~59세 ▲60~74세 ▲75세 이상 등 5개 대상군(3차 접종 완료자)을 비교한 결과, 75세 이상 감염률은 1.74%, 위중증률은 0.03%, 사망률은 0.01%를 보인 반면 요양시설 입소자는 순서대로 8.56%, 0.13%, 0.11%를 보였다. 면역저하자도 감염율 3.76%, 위중증율 0.06%, 사망률 0.02%을 보이며 일반 고령층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면역저하자는 ▲혈액암 등으로 항암치료를 받거나 ▲장기이식수술을 받고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경우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경우 ▲선천성면역결핌증 등의 질환을 가진 이들이다.

이들 고위험군은 지난 10월 3차 접종 시점에서 4개월이 지난 오는 3월 첫째 주부터 순차로 접종을 시작한다. 집단감염이 우려되거나 의료진의 판단이 있을 경우 3개월이 경과한 오는 14일부터도 접종이 가능하다. 접종 백신은 화이자사 및 모더나사가 생산한 mRNA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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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4차 백신 접종 전체 확진자 예방 효과는 아직...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3차 접종의 감염 예방 효과가 시간이 흐르며 감소하는 점도 4차 접종의 이유다. 질병청은 최근 영국에서 시행한 예방접종 효과 분석을 인용해 "감염 예방효과가 접종 후 3개월 후부터 빠르게 감소해 15주 후부터 20~50%로 분석됐다"며 "다만 입원 예방 효과는 3개월까지 70~80% 효과가 있다고 나타났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자체 연구 결과 "60세 이상 요양병원 입원자의 중화항체(감염성 항원이 숙주와 상호 작용을 하는 것을 방지하는 면역반응 일부)가 분석 결과, 3차 접종 후 9~10주까지는 중화능(바이러스 무력화)이 증가했으나, 12주부터 감소했다"며 "델타변이에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줄었다"고도 밝혔다.

4차 백신 접종의 전체 확진자에 대한 예방 효과는 아직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올해 초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4차 접종 후 일주일 내 항체가 5배 증가했다'는 이스라엘 연구팀의 예비결과를 인용하며 60세 이상 모든 성인과 의료 종사자, 요양시설 거주자에 대한 4차 접종을 가장 먼저 추진했다. 그러나 같은 연구팀은 오미크론 감염 예방 효과에 대해선 인과성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 일부 면역 저하자에 한해 4차 접종을 실시하는 영국, 미국 등의 보건당국은 아직 충분한 연구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는 확대하지 않고 있다.

질병청은 "60세 이상 접종자의 효과를 평가한 이스라엘 연구에 따르면 중증화율은 3~5배, 감염율은 2배 이상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또 "미국, 영국, 싱가폴, 칠레, 캐나다 등의 국가도 면역저하자,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 등 고령자분들이 있는 시설 중심으로 4차 접종을 시행 중"이라며 "세부 내용은 다르나 면역저하자나 요양시설 입소자는 워낙 고위험군이라 4차 접종을 시행하는 건 공통점"이라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현재로선 두 집단 외에 4차 접종 계획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60세 이상 고령층도 3차 백신의 효과가 상당 부분 지속되고 예방 효과도 상당히 크기에 아직 3차 접종을 강조하고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감염병 유행 상황과 위험 이득 부분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4차 접종 개시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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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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