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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일해공원' 명칭 변경 관련 토론회 끝내 무산

합천군, 당초 16일 계획... 찬성-반대측 합의 안돼 ... 23일 지명위 회의 예정

등록 2022.02.15 15:14수정 2022.02.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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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일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 ⓒ 윤성효

 
전두환(1931~2021)씨 아호(일해)를 딴 공원의 명칭을 바꿀 것인지 여부를 따질 토론회가 결국 무산되었다.

경남 합천군은 16일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명칭 변경에 찬성·반대하는 측의 토론회 주제, 방식 등에 대한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15일 밝혔다.

토론회는 명칭 변경 여부를 결정할 '지명위원회'가 요청했는데, 지명위원회는 오는 23일 2차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아래 운동본부)는 명칭 변경을 해야 한다고, '합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아래 합사모)는 명칭을 바꾸면 안된다고 주장해 왔다.

합천군은 양측에서 각 3명씩 참여해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런데 토론회 '주제'와 '횟수', '공개 여부', '참가자 범위', '진행방향'을 두고 양측이 합의를 하지 못했다.

'합사모'는 토론회를 한 차례만 열고, 언론 취재를 통제하며, 귀농귀촌자 참여 불가이고, 토론 없이 양측 입장만 발표하며, 보도자료를 합천군청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반면 '운동본부'는 '지명 관련 법률과 규정 사항'에 '전두환씨 역사평가', '지명에 대한 합천군 이미지'를 주제로 세 차례에 걸쳐 토론을 하고, 양측 대표와 전문가가 참여하며, 군민 판단을 위한 방송사 주관으로 하자고 했다.


합천군청 관계자는 "16일 예정되었던 토론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지명위원회 위원들은 양측의 주장을 듣고 싶어 한다"고 했다.

합천군은 양측이 각각 지명위원회에서 설명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를 운동본부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합천군청 관계자는 "서면으로 요구나 건의사항을 지명위원회에 밝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양측에 제시를 해놓았다"며 "어떻게 하든 23일 지명위원회 회의는 열릴 예정이고, 그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를 할 것 같다"고 했다.

"꼼수 알리바이만 확보하려는 합천군"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토론회 무산에 대해 15일 낸 자료를 통해 "꼼수 알리바이만 확보하려는 합천군, 지명위원회는 최종 심의 의결을 보류하라"고 했다.

운동본부는 "문준희 합천군수는 공개토론회를 막상 하려니 대선 정국에 전두환 옹호발언을 했던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부각시키는 계기를 제공할까 두려운 나머지 출입기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한사코 언론취재와 보도를 막으면서 약속했던 공개토론회조차 무산시킨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만약 합천군이 23일 지명위원회에서 편법적으로 지명을 제정하는 절차를 밟지 않는다면, 우리는 곧장 부당한 행정처리로 고충을 겪는다는 국민권익위에 민원제기와 동시에 편법적인 행정처리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 해결의 기회는 남아 있다"고 한 운동본부는 "합천군은 미봉책으로 해결하기보다 군민들에게 판단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합사모를 핑계 삼지 말고 다시금 공개토론회를 추진하라"고 했다.

이들은 "전두환씨는 불법적인 찬탈과정을 밟고 위정자가 되었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직을 수행함으로서 비단 합천만의 인물이 아님을 명심하여 언론을 통제하려는 구시대적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했다.

또 이들은 "지명위원회가 밀실회의로 꽁꽁 감추려는 것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지명위원회 회의도 공개회의로 전환하라. 국민의 명령이자 역사의 명령이다"고 했다.

지명위원회에 대해 이들은 "충분한 논의와 군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을 목표로 한 계획과 목적이 성사되지 않았음으로 애초의 계획과 목표를 실현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회의로 전환하고 최종 심의 의결은 보류하라"고 했다.

합천군은 합천읍 황강변에 '새천년생명의숲'을 조성했고 2007년 '일해공원'으로 바꾸었으며, 당시부터 시민사회진영에서는 명칭 변경을 요구해 왔다.
#전두환 #일해공원 #합천군 #지명위원회 #새천년생명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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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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