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2022년 2월 15일, '거지왕초 목사' 김홍술이 그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갑자기 별세했다. 자택이라고 하니, 일반 가정집을 떠올리겠지만, 아니다. 몇 명 되지 않은 노숙인 출신 식구들과 사는 공동체 '부활의집'이다. ▲발인예배코로나로 인해 조촐하게 치러진 가족장에 지인 목사들이 장례를 집전하고 가족들이 참석했다. 송상호 그동안 김 목사가 꾸려왔던 노숙인의 가난공동체 '부활의집'은 부산 구포(부산시 북구 구포2동 776-1번지)에 있다(홈페이지). 김 목사는 2006년 11월 9일자(관련 기사 : '거지왕초 목사', 보금자리 수리 대장정) 오마이뉴스 기사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거지왕초'는 부산 노숙인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이른바 '왕꼬지'다. '꼬지'란 '거지처럼 구걸한다'는 부산 사투리다. 그는 평생 노숙인들과 어울려 살았다. 때로는 그들과 함께 부산역 등을 전전하며 일부러 노숙인 생활도 했다. 그가 노숙인을 위해서 평생 노숙인 급식을 실시해 온 것을 부산 사람들은 다 안다. 그것도 노숙인으로 살다가 그나마 '부활의집' 식구가 된 '전직 노숙인'들과 함께 봉사했다. 평생 남에게 받고만 살던 그들이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었다. ▲김홍술 목사의 숙소부활의집 창고 한쪽에 마련된 1평 남짓한 그의 숙소에 그의 마지막 향취가 아직도 남아 있다. 사진은 유족들과 함께 그의 마지막 숙소를 돌아보며 찍었다. 송상호 노숙인들이 살아서도 대접 못 받고, 죽어서도 대접 못 받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김 목사는 1년에 한 번씩 부산역 광장에서 '노숙인을 위한 노제'를 지냈다. 덕분에 '개신교의 보수 중 보수의 도시' 부산에서 '이단 목사'라고 찍히는 고난도 감내했다. 그는 평소 입버릇처럼 "노숙인들의 유해를 모아 놓은 노숙인들의 공원묘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나도 노숙인들처럼 떠돌다가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했다. 결국 그는 이 둘 중 아무 소원도 이루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났다. 그가 평소 잠자던 곳은 부활의집 창고에 마련된 1평짜리 숙소였고, 집무실이라고 해봐야 짐도 덜 치워진 창고 한쪽에 마련된 의자와 탁자였다. 그가 평생 살아서 남긴 유산이라곤 '노숙인 급식 차량' 1대였다. 평소 그가 매일 같이 끌고 다니며 부활의집 식구들을 걷어 먹였던 봉고차다. 그나마 그것도 '부활의집' 법인 재산이다. ▲김홍술의 유일한 유산그가 평소 타고 다니던 애마 노숙인 급식차량 차다. 주차장도 따로 없어서 마을 거리에 주차해 있는 이 차는 김목사가 평소 타고 다니며, 노숙인들을 위해 급식을 하고, 음식을 얻으러 다니던 차다. 돌아오지 못할 주인을 아는지 모르는 지 이 차는 그냥 그렇게 서있다. 송상호 ▲지금은 화장 중부산 영락공원 화장터에서 화장중인 김목사의 유해. 영정 사진으로 쓰인 저 사진은 오마이뉴스 본지 2006년 11월 9일 기사에 사용되었던 사진이다. 송상호 부산 대동병원에서 3일상을 치렀고, 부산 영락공원 화장터를 거쳐, 부산 동래 실로암 공원 납골당에 안치되었다. 장례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조촐하게 가족장으로 치러졌으며, 동료 목사와 지인들이 조용하게 조문을 하고 갔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일생이 마치는 순간 삶이 종료되지만, 어떤 사람은 도리어 죽고 난 다음에 새로 삶이 시작된다. 예컨대 사후에 역사에 길이 남은 예수, 마하트마 간디, 테레사 수녀 등이다. 물질만능주의에 이미 종교가 침몰된 지 오래인 지금 시대에, 부산 노숙자의 대부이자 '거지왕초 목사'였던 김홍술이, 그의 사후에 그런 역사적인 삶을 살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참고로, 2006년 11월 9일에 기사로 실렸던 사진이 그의 영정 사진이 되었다. ▲납골당 안치거지왕초목사 김홍술의 유해가 부산 실로암 공원 납골당에 안치되었다. 그는 살아서 평생 자기 땅 하나 없이 노숙인을 섬기다가, 결국 반평도 안되는 자기 땅에 안착했다. 송상호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당당뉴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김홍술 #김홍술목사 #노숙자 #부활의집 #부산 노숙자의 대부 추천1 댓글1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송상호 (shmh0619) 내방 구독하기 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마을 어르신들의 마을사랑방 출퇴근 시간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AD AD AD 인기기사 1 은퇴로 소득 줄어 고민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 2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3 서울중앙지검 4차장 "내가 탄핵되면, 이재명 사건 대응 어렵다" 4 32살 '군포 청년'의 죽음... 대한민국이 참 부끄럽습니다 5 소 먹이의 정체...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들이 왜?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노숙인을 섬겼던 '거지왕초 목사' 김홍술, 별이 되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은퇴로 소득 줄어 고민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서울중앙지검 4차장 "내가 탄핵되면, 이재명 사건 대응 어렵다" 32살 '군포 청년'의 죽음... 대한민국이 참 부끄럽습니다 소 먹이의 정체...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들이 왜? 최초 지역건의 원주천댐, 준공하자마자 20억 운영비 논란 [단독] 전직 부장판사가 방문·전화해 자료요청, 법원 자료 유출 전말 박정훈 대령 최후진술 "채 해병과 약속 지키게 해달라" 천막 탈의하는 여자선수들이 충격? 더한 것도 있습니다 "'4만 전자' 해결책이 근로시간 늘리기?" 삼성직원의 쓴웃음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