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 아동·청소년, 경찰 신고를 포기해야만 했던 이유

성범죄 피해 청소년, 경찰 신고 사실 부모에게 통지시 신고 포기 사례 많아

등록 2022.02.22 16:31수정 2022.02.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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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해 아동·청소년 최상의 이익을 고려하는 수사절차 개선'을 위한 토론회 ⓒ 서창식


청소년이 성범죄 피해를 입었을 때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경찰에 신고하여 가해자를 처벌하고 그 과정에서 전문기관에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실제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부모님께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아 신고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문제점에 대해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는 제16회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을 기념하여 22일 오후 2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강선우 의원과 행정안전위원회 임호선 의원, (사)탁틴내일·탁틴내일 아동청소년 성폭력상담소가 함께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성범죄 피해 아동·청소년 최상의 이익을 고려하는 수사절차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피해 신고 시 법정대리인 통지 및 증거채취 과정에서의 법정대리인 동의 문제'에 대해 제기되었다.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은 지난 2006년, 용산 아동성폭력 살해사건 이후 아동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해결 의지를 다지기 위하여 매년 2월 22일로 지정되었다.

이날 권현정 탁틴내일 아동청소년 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지정 이후 아동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권리 구제를 위한 제도 변화가 있었지만, 지난 16년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더욱 잔혹하고 교묘해졌다"고 밝혔다.

"부모님과 불편해질까봐, 성범죄 피해 신고 꺼려.."

그는 특히 "청소년의 경우 부모님과의 관계가 불편하거나 지지 받기 어렵다고 생각하면 피해사실을 부모님께 알리지 않고 경찰에 신고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가해자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는 급박한 상황이라도(부모님에게 알려질까봐) 경찰이나 관련기관에 알리는 걸 원하지 않는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발제중인 권현정 탁틴내일 아동청소년 성폭력상담소 부소장 ⓒ 서창식

 
그리고 "경찰, 해바라기센터, 상담소 담당자의 재량으로 법정대리인 고지 및 동의 없이 신고, 증거채취가 이루어지기는 사례가 드물게 있기도 하나 대부분의 경우, 피해자 신변 및 법정대리인의 민원 발생 시 담당자가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어 담당자들은 방어적인 결정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조윤희 공동법률사무소 이채 변호사는 "이러한 이유는 범죄수사규칙 제13조 1항에 의하면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 '수사 사실 고지 의무'로 부모 또는 법정대리인에게 피해 사실, 사건 처리과정을 통지하게 되어 있고, 성범죄 피해 증거 채취 과정에서도 법정 대리인의 동의는 필수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로 인해 피해 아동·청소년들은 피해 사실을 숨기거나 신고를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가해자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경찰에 신고하면 부모님이 알게 될까봐 신고를 망설이는 피해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남부지부 변호사도 "미성년 피해자의 고소권을 사실상 제약하는 결과를 야기함으로써 미성년자의 고소권을 법정대리인의 고소권과 분리하여 보장하는 형사소송법상 취지에 반하고 그 결과 헌법상 행복추구권(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범죄수사규칙 제13조 1항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은 아동의 최상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아동이 원하지 않으면, 법률대리인이나 상담원 등 다른 어른들(신뢰할 만한 사람 등)의 도움을 받아서 경찰에 신고하고 피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는 수사 진행상황 통지의무의 예외를 두거나, 피해자의 명예를 부당히 침해하거나 2차 피해의 우려가 있는 경우 또는 미성년자의 복리 등에 부적당한 경우에는 통지의무를 배제하는 규정을 두는 등 다양한 방안을 상정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차 성범죄 피해 막기 위해 국회에서 논의할 것"
 

발언중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강선우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구갑) ⓒ 서창식


강선우 의원은 "성범죄 피해를 입은 아동·청소년들의 2차 피해를 막고, 권리 보호를 최우선 하기 위해서는 신고와 수사 과정에서 세밀하고, 꼼꼼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현장 전문가와 정부 관계 부처 담당자분들의 활발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토론회를 통해 나온 풍성한 의견을 토대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근절하고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빠짐없이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호선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성범죄 피해 아동·청소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최상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기를 기대하며, 아동·청소년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 아동·청소년의 의사가 가장 먼저 존중받는 제도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재의 성범죄 신고 및 지원 과정에서 아동·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되는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점검했으며, 또한 법정 대리인 통지 규정과 관련하여 아동·청소년의 권리 보호와 최상의 이익을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성범죄 #청소년 #아동성폭력 #탁틴내일 #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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