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2022년 대선의 주인은 거대 양당도 아니고, 후보들도 아니고, 유권자 시민이다. 촛불"이라고 말했다.
남소연
그러면서도 백낙청 교수는 희망을 말했다. 그 엘리트 카르텔에 저항하는 국민들이 있고, 풀뿌리 언론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국민이 살아있어요. 시민들이 살아있고, 유튜브 등 풀뿌리 언론이 있어요. <오마이뉴스>가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내세운 것도 풀뿌리 언론과의 연대죠. 그런데 엘리트 카르텔은 이 시민과 풀뿌리 언론이 (우리 사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가질만한 영역까지 올라가는 것을 죽기살기로 차단합니다. 완고한 벽이죠. 만약 우리가 그 벽을 뚫고, 엘리트들이 '헛것'에 실드 쳐주는 것을 뚫고, 촛불혁명을 진전시킨다면, 그땐 아마 세상이 많이 달라질 겁니다."
백 교수가 잊혀져가는 촛불을 소환했기 때문일까? 생방송으로 인터뷰를 하는 내내 오마이TV의 실시간 댓글 창에는 1초에도 수십 개씩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눈이 번쩍 띄인다", "촛불을 잊고 있었네!", "우리가 주인이다!".
백 교수는 지난해 11월 펴낸 책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창비)에서 "촛불혁명이 시작된 후로 '주인노릇'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근현대사 속에서 2016~2017년 촛불의 의미를 본격적으로 재조명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게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 평화적인 시위를 끈질기게 벌이며 스스로 나라의 주인이자 삶의 주인임을 과시했기 때문"이란다. 백 교수는 그런 점에서 "촛불은 과거지사가 아니라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힘주어 말했다. "2022년 대선의 주인은 거대 양당도 아니고, 후보들도 아니고, 유권자 시민이다. 촛불이다."
그런 점에서 백 교수는 "2022년 대선은 엘리트 카르텔의 절실함과 촛불시민들의 절실함의 싸움"이라고 본다. 그는 민주당에서 후보로 이재명을 선택하게 된 과정도 "촛불혁명이 여전히 진행중에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이재명 같은 사람이 촛불혁명 이전이라면 어떻게 민주당 후보가 됩니까? 민주당 국회의원 다수와 정부의 각료들이 볼 때는 이재명은 속되게 말해서 완전히 '듣보잡'이죠. 그 사람이 됐다는 것도 촛불 시민들의 기운으로 된 거예요. 이재명 후보의 탄생은 우리가 촛불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촛불혁명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증거의 하나라고 봐야죠."
백 교수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보면 그 절실함이 국민의힘에 비해 덜하지만, 촛불시민과 이재명은 절실함이 있다"면서 절실함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가 완강한 기득권 카르텔의 벽을 뚫고 당선이 되려면 그 촛불 시민들의 선한 기운과 그 당당한 기상을 되살려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못이기죠. 그렇지 않고, 현 정부가 잘못했다고 사과나 자꾸 하고, 이것 저것 해주겠다고만 하면 한계가 있어요. 그렇게 해주는 게 꼭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나에게 몇푼 주면 찍어주겠다는 것과 촛불 시민은 너무나 다른 차원이지 않습니까. 지도자가 그렇게 국민을 쪼잔하게 취급하면 국민들이 쪼잔해져요. 그리니까 좀 크게 놀아야죠. 크게 놀면서도 얼마든지 실용주의자로서의 면목을 보여주는 길이 있다고 봅니다."
백 교수는 "민주당 캠프 일부에서는 지금 촛불 이야기 해봤자 남는 장사가 아니다, 중도를 잡기 위해 괜히 과격한 이미지만 줄 수 있는 촛불 이야기 자꾸 하지 마라,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서 "그런 자세야말로 촛불을 지우려는 기득권 카르텔 세력이 만들어낸 '정권교체 프레임'을 깰 수 없다"고 했다.
"정권교체 프레임을 깨라, 촛불 + 유능이 시대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