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등록 2022.02.23 10:28수정 2022.02.2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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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1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국회 앞 농성을 잠시 중단하고 다시 시민들을 만나러 마을 곳곳으로 향했다. 차별금지법도 못 만들고 대선국면으로 들어간 정치권을 규탄하며 우리 삶에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누고 있다. 총 24번의 지역 유세,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는 지난 해 10월-11월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었던 평등길 1110의 기록을 담은 영화 <평등길1110>의 상영회로 차별금지법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운동기간에 돌입하면서 점점 더 사회의 시선은 대선후보들에게 몰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외친다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차별금지법이다." 마을 골목에서 직접 만난 시민들의 절대 다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했다. 제정 찬성율 88.5% 그 어떤 대선후보보다도 지지율이 높은 차별금지법 제정하고 가자, 평등의 나라로! [편집자말]
지난해 11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의 심사를 2024년 5월까지 연장하였다. 서울 은평구민 500명은 차별금지법(평등법) 입법 논의가 연기된 데 항의하며 논의를 촉구하는 내용과 연서명한 입장문을 지역구 국회의원실에 전달하는 행동을 시작했다.

이에 서울 중랑지역에서도 12월 약 2주간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중랑구민의 연서명을 받고, 중랑구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추진했다. 연서명에는 102명의 주민과 13개 단체가 참여하였다. 중랑구 지역 국회의원들과 어렵게 일정을 잡고 간담회를 가졌지만 두 명의 국회의원 모두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일부 종교계의 반대 의견 때문에 소신을 펼치거나 앞장서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종교인이 인간이 짊어지고 있는 영혼의 무게를 덜어주는 사명을 갖고 있는 것처럼, 정치인은 인간의 삶을 짓누르는 제도적 무게를 덜어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저는 제가 정치를 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단 한 사람도 차별과 혐오에 방치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그런 소신을 갖고 차별금지법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각 종교계를 방문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설득하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눈앞에 펼쳐진 모습은 답답하고 화가 났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기도, 공동행동을 추진하기도 쉽지 않았다. 또한 다른 의제와 달리 지역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발화하는 사람은 늘 소수였기에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2022년 1월 18일, 중랑구 유세단의 단체사진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지난 1월 18일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유세단이 중랑구를 찾아온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지역에서 제대로 목소리 낼 좋은 기회였다. 중랑구 지역주민들이 모여 있는 단체 카톡방, SNS에 홍보를 시작하며 독려했지만 반응이 크게 없어 추위만큼이나 썰렁한 행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첫 유세 장소에서부터 추운 날씨를 녹여 줄 손난로와 간식을 준비해 주고, 출근길에 응원의 메시지와 간식을 전하고, 휴식을 취할 공간을 내어주며 중랑구민의 연대와 온기가 전해져 기운이 났다.

차별하지 말자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는 우리가 왜 공격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공격들로 움츠려드는 요즘 시대에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여서 행복했다. 오랫동안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마지막 유세 장소에서 무심히 지나간 사람들, 호기심에 또는 동의하는 눈빛을 보였던 사람들, 거리 한복판에서 걱정과 떨리는 목소리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외쳤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요즘 지역에서는 주민이 주체가 되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의제별 공론장이 열리고 있다.


나는 건강, 청소년, 장애, 성평등, 생태환경, 도서관 의제에 참여하여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개인이 겪은 포괄적인 차별 경험을 온전하게 다루면서 효과적인 구제 및 예방 수단을 제공하는 법으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차별의 현실을 반영하는 법,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기억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함께 해 달라고 목소리 내고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동의하는 국민 89% 실체가 우리 가까이에 있다. 이제 이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우리도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푸른구슬님은 중랑구 초록상상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 #평등법 #차별금지법있는나라 #중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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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차별의 예방과 시정에 관한 내용을 담은 법입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다양한 단체들이 모여 행동하는 연대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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