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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이재명 만나 통합정부 제안... 여당 후보 수용 의외"

<오마이TV> 인터뷰에서 6일 회동 때 나눈 대화 밝혀... "진정성 보이는 게 선결과제라 했다"

등록 2022.02.28 20:07수정 2022.02.2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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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 기념 청년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기사 보강 : 28일 오후 8시 36분]

"이 모든 갈등구조를 해소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지 않다. 그러려면 정치권에 있는 갈등구조부터 해소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다음 정부가 '통합정부'가 돼서, 지금 우리나라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합의하 처리해 혁신을 이루지 않으면 미래가 안 보이니 (다음 정부는) '통합정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만나서 '통합정부' 구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자신이 이재명 후보와 1시간 20분간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냥 잡담 나눴다. 신경 쓸 것 없다"고 말했던 것과 달리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조언을 건넨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28일 오후 <오마이TV>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6일 회동 때) '대통령이 되려면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이 후보가) '정치를 바꿔야겠다'고 답했다"면서 당시 자신이 이 후보에게 건넸던 조언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통합정부 제안 수용해서 진정성 보이는 게 선결과제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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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울산광역시 남구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김종인 전 위원장은 먼저 "(정치를 바꾸려면) 87년 개헌 당시 (대통령) 직선제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과거 권위주의적 통치 때 대통령이 가졌던 권한을 그대로 놔둔 상황, 헌법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며 "(이 후보가) 그걸 수용하겠다고 해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겠느냐, 유권자들에게 (이 후보가) 반드시 실현할 것이란 믿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치를 바꾸려고 하는 진정성이 있다는 걸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었나'는 질문에 그는 "정치를 바꾸려면 첫째, 헌법상의 권력구조를 바꿔야 하고, 선거제도 자체도 여러 문제가 있으니 바꿔야 하고"라며 "그런 걸 방치하고 말로만 바꾼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얘기"라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통합정부 구성에 대한 제언도 그런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갈등이 심화된 나라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정치권의 갈등구조 해소를 통합정부 구성을 통해 해소할 것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본인(김종인)이 통합정부라는 단어를 먼저 말했나'라는 질문엔 그는 "사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발족할 적에도 (내가) 인삿말을 통해 '민주통합정부'와 '협치'를 강조한 바 있다. 개인적 소신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통합정부를 이루지 않고선 우리나라가 화합할 수 없다고 본다"면서 인정했다.

또 "정치를 바꾸려고 하면 통합정부부터 먼저 하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고 (이 후보에게) 했다"면서 "(이 후보) 본인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말로는 그렇게 할 수 있으니 진정성을 보이는 게 선결과제'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국민통합 선언-정치개혁안 당론 추인 대해 긍정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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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실제로 이재명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제언을 그대로 수용해 실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위기극복·국민통합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제 개혁과 국민통합내각, 개헌 등을 약속한 바 있다(관련기사 : "반드시"만 5번... 이재명, 명동서 "정치교체" 외치다 http://omn.kr/1xbov ).

민주당도 당 차원에서 뒷받침하고 있다. 송영길 당대표는 지난 24일 ▲대통령 4년 중임제·결선투표제 개헌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지방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이 포함된 정치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7일 당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공식 추인됐다(관련기사 : 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개혁안' 당론채택, "대선결과 상관없이 추진" http://omn.kr/1xjm2 ).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대통령) 당선 이후 (후보나 당의) 생각이 어떻게 변하느냐를 미리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는 관련 질문에 "이 후보가 (내 제언을) 어느 정도로 수용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이 후보 얘기를 볼 적엔 그런 방향으로 얘기하고 있고, (민주당도) 의총에서 뒷받침하는 형태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통합정부에 대한 의견을) 여당 후보가 수용할 수 있다는 게 의외라 생각한다"며 "(민주당 의석) 172석에 여권과 가까운 의원까지 합하면 180석이 넘는 상황에서 통합정부가 된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거다. 그게 여당 후보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최근 이 후보 측으로부터 당 선대위 '국가비전과 통합위원회(아래 국가비전위) 공동위원장직을 직·간접적으로 제안 받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내 생각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거리를 뒀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당선 후 통합정부 구상을 진전시키면서 비슷한 역할을 요청할 경우를 묻는 말엔 "누가 당선됐든 간에 그런 방향으로 국가운영을 하겠다고 하고, 그때 여건에서 합당하면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여지를 남겼다.

"전문가에게 머리를 빌리면 된다는 얘기, 굉장히 듣기 거북해"

한편,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국민을 제대로 국민을 끌고 갈 자신이 없으면 대통령을 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내가 머리가 나빠도 (전문가로부터) 머리를 빌리면 된다'는 소리는 굉장히 듣기 거북한 소리"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소한 (남의) 머리를 빌릴 수 있는 머리는 있어야 한다. 아무나 갖다 쓴다고 해서 나라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어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이다. (지도자는) 자기 스스로 국민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라는 뜻"이라고 답했다.

또 "지도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정치, 경제, 안보 등을 망라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공부도 하고 실질적인 체험도 해봐야 한다"며 "정치도 사실 차근차근 쌓아올리면서 지도자가 돼야 지도자로서 역할할 수 있는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지도자가 될 순 없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후보에게 후한 평가를 내린 것과 대비된다.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전두환 옹호' 망언 논란 때 "5공화국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것이 결코 아니다. 각 분야에서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서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한 바 있다(관련기사 : 이틀만에 '전두환 발언' 유감 표명한 윤석열 "부적절했단 비판 수용" http://omn.kr/1vnv2 ).

김 전 위원장의 1시간여에 걸친 <오마이TV> 인터뷰 전문은 유튜브(https://youtu.be/i-AcsmXbEF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종인 #이재명 #통합정부 #정치개혁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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