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앞
기후위기비상행동
서울 첫날의 마지막 여정은 공덕로터리의 에쓰오일이다. 광고 노래로 익숙한 '좋은 기름'의 바로 그 회사. 그러나 좋은 기름이라고 탄소가 안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에쓰오일은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늘어서 최근 매년 2년씩 순위가 상승하여 10위가 되었다.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 비전 2030'을 말하는데, 친환경 수소를 개발하면 해결될까? 석유 중독 끊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석유의 분자구조를 상징하는 조형물 앞에도 기후악당의 표지가 붙여졌다.
기후대선 요구 N개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2월 26일, 기후바람의 마지막 날에 사람들이 모인 곳은 서울 여의도다. 유력 대선후보들의 캠프가 모여있는 골목에 가까운 국민은행 옆에 무대가 차려졌다. 기후위기의 당사자가 N명과 N개의 생명으로 존재하며 그만큼 N개의 실존적이고 정당한 요구가 있음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가면이 준비되었다. 멸종위기의 동식물들, 기후위기 최전선의 사람들, 정령의 얼굴들이다. 그러나 마침 얄궂게 불어오는 강풍으로 가면은 날아가고 찢어질 위기다. '기후바람'이라는 명명 때문은 아니겠지만, 기후정의 운동이 헤쳐가야 할 고난을 암시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