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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은파교회, '교회 세습' 위해 전격 '교단 탈퇴'

예장통합 소속, 6일 밤 신도 500여 명 참석한 임시 공동의회에서 결의

등록 2022.03.07 11:58수정 2022.03.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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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은파교회 ⓒ 정병진


전남 여수 여수은파교회(담임목사 고만호)가 6일 저녁예배를 마친 뒤 임시 공동의회(교인총회)를 열고 '교단 탈퇴'를 전격 결의하였다. 교회 세습을 금지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아래 예장통합)을 떠나 교회 세습을 강행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여수은파교회는 세례교인만 약 1700명이 넘는 교회로 여수에서 제일 규모가 큰 교회로 알려져 있다. 이 교회는 작년 말 공동의회를 열어 여수은파교회와 여천은파교회(담임목사 고요셉)를 합병하고 고만호 목사 아들인 고요셉 목사를 올해 은퇴를 앞둔 고만호 목사 후임으로 청빙하기로 결의하였다.

하지만 이 결의는 여수은파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헌법에 저촉된다. 예장통합 헌법은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 청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법 28조 제6항 제1호).

또한 같은 법은 "부목사는 위임목사를 바로 승계할 수 없고 해 교회 사임 후 2년 이상 경과 후 해 교회 위임(담임)목사로 시무할 수 있다"(법 제27조 제3항)고 규정해 해당 교회 부목사 출신이 위임(담임)목사를 곧바로 승계할 수 없게 돼 있다.

여천은파교회 고요셉 목사는 부친이 시무하는 여수은파교회에서 부목사를 하다가 작년 2월 교회를 사임하고 4월 여천은파교회를 개척하였다. 부목사를 사임한 지 2년이 채 안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교회 안팎으로 여수은파교회에 대한 '불법 세습'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더해 지난 1월 26일,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4부(박미리 부장판사)가 서울 명성교회를 상대로 한 "대표자 지위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정태윤 안수집사)의 손을 들어 줌으로써 교회 세습이 한층 힘들어졌다. 서울 명성교회도 예장통합 소속이다.

거수투표로 교단 탈퇴 결의... 즉시 효력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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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은파교회의 불법 세습과 교단 탈퇴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 중인 전남동부기독교교회협의회,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목회자들 ⓒ 정병진

 
이처럼 교회 세습의 길이 막히자 여수은파교회는 6일 밤 공동의회를 열어 '교회 정관변경, 원로목사 추대, 교단 탈퇴' 등의 건을 처리하였다. 이날 저녁예배에는 평소 약 200명 수준 참석자에 비해 훨씬 많은 500여 명의 신도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일부 신도가 "'중요 안건'이니 만큼 (비밀)투표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였지만, 사회를 맡은 고만호 목사는 거수투표로 교단 탈퇴의 건을 처리하였다. 거수 결과 참석자 대다수가 교단 탈퇴를 찬성해 큰 마찰 없이 결정되었다.

예장통합 헌법은 "공동의회의 결의는 다른 규정에 명시된 사항이 아닌 것은 재석 과반수로 결의하고 인선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한다"(제90조 제6항)라고 규정해 교단 탈퇴의 건을 무기명 비밀 투표가 아닌 거수 투표로 결정해도 불법 결의는 아니다. 또한 교단 탈퇴를 결의한 공동의회의 결정은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고만호 목사는 3부 예배 광고에서 "오늘은 갈멜산의 엘리아와 바알신을 섬기는 사람들과의 전투를 한 것처럼 그런 전투가 우리에게 앞에 놓여져 있다"며 "은혜를 많이 받았으면 주님의 교회가 어려울 때 교회 편에 확실하게 서서 여러분의 뜻을 표하라"고 하였다.

이어 "(제가) 여러 가지 정보를 제가 듣고 있다. 교회를 헤치기 위해서, 오늘 저녁에 회의를 어지럽게 하기 위해서... 저는 공동의장으로서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내게 주신 권위를 가지고 확실하게 교회의 질서를 잡고 이 교회를 지켜나갈 것이다"라며 강행 처리를 암시하였다.

이날 오전 8시부터 공동의회가 열리기 전까지 교회 앞에서 명성교회평신도연합회, 교회개혁평신도연대,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 전남동부기독교교회협의회,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여수은파교회의 불법 세습, 교단 탈퇴를 철회해 달라"고 펼침막과 피켓, 유인물로 호소하였다.

이들의 목소리에 일부 행인과 신도들은 '수고한다'며 응원하였지만 일부에서는 욕설이 나오기도 하였다. 여수은파교회 교단 탈퇴를 원치 않았던 한 신자는 "머리가 아프다, 고 목사 자기 맘대로 회의를 진행하는데 누가 막을 수 있느냐?"며 답답해하였다. 예장통합 교단 탈퇴를 결의한 여수은파교회는 정관을 개정해 사단법인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에 소속하기로 하였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뉴스>에도 싣습니다.
#여수은파교회 #고만호 목사 #고요셉 목사 #교회 세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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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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