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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죽임 당한 발달장애인, 이건 사회적 타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추모식 열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등록 2022.03.08 15:57수정 2022.03.0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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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부모연대 추모식, 헌화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가 8일 경기도청 앞에서 최근 가족에게 죽임을 당한 두 명의 장애인 추모제를 열고 정부에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탁미선 부모연대 부회장(경기지부장)과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이미영 부모연대경기부지부장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지난 2일 하루에만 경기도에서 발달장애인 두 명이 그 가족에 의해 사망했다. 한 명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8살 어린이고, 다른 한 명은 20대 청년이었다.

지난 2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자택에서 발달장애 8세 아들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친모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아들과 반지하 주택에서 단둘이 살면서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생활했다.

같은 날 시흥에서는 50대 엄마 B씨가 중증 발달장애인 20대 딸을 질식시켜 숨지게했다. B씨는 말기 갑상선암 투병 중이었다. 과거 남편과 이혼하고 딸과 단둘이 살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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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부모연대 추모식,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추모제 참석자들은 두 사건을 대한민국 복지 사각지대가 불러일으킨 사회적 타살이라 규정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부모가 더이상 범죄자가 되지 않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하루 최대 24시간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무슨 권리로 내 아이를 내 맘대로 죽인단 말인가, 죽임을 당해도 되는 존재는 없다. 그 어떠한 죽음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17세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한 한 참석자는 "9년 전 제 자녀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8살 아동이었다. 초등입학의 설렘보다는 가파른 낭떠러지 끝자락에 서 있는 공포감이 더욱 컸다"라고 심정을 전했다.

추모제 내내 참석자들의 흐느낌이 이어졌고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린 이도 있었다. 영정 앞에 국화꽃 60여 송이가 수북이 쌓이며 추모제는 막을 내렸다.
#발달장애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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