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산부인과 병원 폭격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AP
우크라이나의 산부인과·어린이 병원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당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9일(현지시각)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있는 산부인과, 어린이 병원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병원 건물이 무너지고 최소 1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마리우폴의 산부인과와 어린이병원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됐다"라며 "아이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 있다"라고 병원이 크게 훼손된 영상을 올렸다.
피 흘리며 들것에 실려가는 임산부들
피해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AP통신에 "러시아가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라고 비난했다.
경찰과 군인들은 피를 흘리는 임산부들을 들것에 실어 옮겼고,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다만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아직 다친 어린이는 없고, 사망자도 없다"라며 "이 상태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취약하고 무방비인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보다 더 타락한 것은 없다"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끔찍한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병원을 폭격했다는 충격적인 보고를 받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라며 "병원과 의료진, 앰뷸런스는 결코 표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규탄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으나, 러시아군이 도시 주변을 포위하며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마리우폴을 점령하면 바다가 아닌 육로로 크림반도에 닿을 수 있어 이곳을 노려왔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마리우폴에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고 임시 휴전하기로 합의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러시아가 침공한 지난달 24일 이날까지 우크라이나에서 516명(어린이 37명 포함)의 민간인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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