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금지 푯말-거리두기 안내판 이다.
이경호
지난 14일 서산에서 흑두루미의 춤을 볼 수 있었다. 두루미처럼 다양한 동작은 아니지만, 날개를 펴고 점프를 뛰며 두 세마리가 함께 짝을 찾는 모습을 확인했다. 25년 탐조 인생 중 처음 본 흑두루미가 짝을 찾는 모습이었다.
개체 수가 워낙 많아 한두 쌍이 아닌 여러 쌍이 서로 소리치고 몸짓을 하며 암수가 서로를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의 춤을 매년 볼 수 있을지를 걱정해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환경이지만, 잠시 풍요를 느꼈다.
이렇게 많은 수의 흑두루미와 함께 평화 고라니가 농경지에서 놀고 있었다. 고라니와 흑두루미가 함께 논에서 노니는 모습 자체가 평화였다. 서로 경계를 인정하고 조화롭게 농경지에서 함께 있었다.
먹이 주기를 한 지역에 출입을 통제하여 가깝게 흑두루미를 만날 수 없었다. 오히려 이런 거리감이 흑두루미와 고라니에게는 안정감을 주고 있는 듯 보였다. 사람과의 경계를 만들어 준 것 자체만으로도 안정적인 먹이 취식이 가능한 것이다.
자연과 사람의 일정 간 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얼마나 새들에게 좋은 일인지 고라니와 흑두루미가 알려주고 있었다. 흑두루미를 만나기 위해 찾은 탐조인들도 가깝게 접근하지 못한 채 멀리서 관찰하고 있었다.
이렇게 거리를 두니 너무나 쉽게 두루미를 만나게 되었다. 이런 관리가 없었다면 흑두루미는 사분오열되어 흩어졌을 것이다. 코로나로 사람들간의 거리두기가 익숙해진 요즘 자연과 사람의 거리두기도 필요한 것을 다시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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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두루미의 짝 찾기, 25년 탐조 인생 중 처음 목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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