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우울을 얘기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상담사를 찾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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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의 상담 시간 동안 내 상태에 대해 많이 말하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울다 왔습니다. 출산 후 매 순간 아이의 상태를 살피느라 내 상태는 알아보지 못했었더라고요. 상담이 끝난 후에는 병원 옆에 있는 카페에 들러 꼭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왔죠. 대화와 외출, 음료 한 잔. 내 스스로 처방한 우울증 약이었습니다.
우울은 슬픔과 어려움이 해결되지 못하고 마음의 바닥에 남아 있는 거라서 그걸 꺼내기만 해도 많이 좋아질 수 있거든요. 속 깊은 얘기는 때론 가까운 사람보다 남 앞에서 오히려 쉽게 나올 수도 있고, 상담센터라는 곳은 그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 모든 준비가 된 상담사가 있는 곳이니까요.
단, 상담할 때 한 가지 중요한 건 상담사는 해결사가 아니라는 겁니다. 상담으로 내 우울의 수습과 상황의 변화까지 기대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그보다 내 상태와 마음을 말해보는 것과 생각해보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게 좋을 듯해요. 상황을 바꾸는 게 아니라, 상황을 바라보는 내 마음을 바꾸기 위해 상담이 필요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담을 위해 정기적으로 외출하고 속 얘기를 털어놓으니 조금씩 숨통이 트였습니다. 우울이 없어지진 않았지만, 우울을 견딜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내 우울을 얘기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저처럼 이곳으로 가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만 현재 서울, 경기, 인천, 경북, 대구, 전남 이렇게 총 여섯 곳의 권역센터가 있는데 거리상 가기 힘든 상황의 분들은 전화 상담으로라도 도움받기를 권합니다. 물론 집 근처에서 자신과 맞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산후우울이 모성애의 부족이나 엄마의 자질이 모자라서 생기는 증상이 절대 아님을 알고, 엄마 스스로도 자신의 우울에 '나는 왜'를 붙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원망과 자책 대신 상담과 도움을 택하세요. 중요한 건 누군가에게 내 우울을 말해보는 시도를 해 보는 것. 그것에서부터 우울의 치료는 시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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