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봉중학교 도덕 교과 주제 탐구 사례. 학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 발표물.
국사봉중학교
도덕 시간, 지구를 살리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소비자 행동을 배운다. 구체적인 실천과제로 각자 한 가지 상품을 선정하고 이를 제조한 회사에 소비자로서 편지를 쓴다. 한 학생은 자신이 즐겨 마시는 '옥수수 수염차'를 선정했다. 그리고는 제조회사의 주소와 우편번호를 검색해 편지를 썼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옥수수 수염차를 즐겨 마시는 학생입니다. 평소에 옥수수 수염차를 즐겨 마시면서 든 생각이 있습니다. 바로 비닐 포장지의 크기와, 불필요하다고 생각된 문양입니다..."
역사 시간, 선생님이 '종이의 역사'를 가르친다. 베어지는 나무와 탄소 배출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직접 한지를 만들고 자신이 만든 한지에 종이 절약 실천에 대한 다짐을 적는다.
우리 마을을 이렇게 바꿔나가 보자
학생회 자치회의, 안건은 채식 급식 식단 짜기였다. 고기반찬 없으면 밥을 못 먹는 친구들이 어떻게 채식 급식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할지 학생들끼리 머리를 모아 최적의 레시피를 짜 본다.
교사들은 관련 교육내용을 다양한 교과 안에서 풀어나갔다. 사회 시간에는 '온실가스와 채식', 전 세계에 일고 있는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을 소개한 후 카드 뉴스를 만들었고, 가정 선생님은 '로컬푸드'를 수업내용으로 준비했고, 국어 선생님은 '생태에너지 관련 책 읽고 설명문 쓰기'를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학기 말 생태축제에서 채식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학년 1반에서 '콩고기 햄버거 만들기'를, 학생회에서는 '채소력 테스트'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육해공 연합작전으로 기후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기후 문제가 어느 한 교과로 풀어나갈 수 없는,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문제잖아요. 실천이 필요하고, 그러기 때문에 여러 교과가 함께 아이들이 이 문제를 복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최소옥 교사
기후 교육 관련해서 유명한 말이 있다. 생각은 글로벌하게, 실천은 지역에서. 국사봉중학교도 마을에서의 실천을 강조한다. '지구가 위험하다, 그래서 어쩌라구'가 아니라 '그래서 우리 마을을 이렇게 바꿔나가 보자'라는 식의 지역 연계형 실천 과제를 제시한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사회 과목 수행 평가 과제는 우리 마을을 생태 마을로 바꾸기 위한 아이디어 제출하기. 그런데 3학년 학생이 써낸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어느 지점에 차 없는 거리를 만들고, 어느 지점에 청소년 문화 시설을 어떤 형태로 건립할지, 기발하면서 섬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