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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 사서 업무까지..." 이 교사가 나서게 된 이유

사서 없어 교사에게 도서관 업무 맡긴 창원진해 냉천중... 김효식 교사, 국민신문고에 '호소'

등록 2022.03.26 14:05수정 2022.03.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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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냉천중학교 도서관. ⓒ 윤성효

 
"우리 학교 도서관 업무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청 앞에서 1인시위라도 하고 싶다."

창원진해 냉천중학교 김효식 교사가 '호소'하면서 한 말이다. 김 교사는 '국민신문고'에 문을 두드리거나 경남도교육청은 물론, 경남도청, 창원시청에도 민원을 제기해 알아봤지만 속 시원한 답을 얻지 못했다고 했다.

냉천중학교는 27학급에 전교생 750여 명으로 제법 규모가 큰 학교다. 그런데 도서관 업무를 전담하는 '사서교사'나 '사서직원'이 없다. 교과 과목을 담당하는 김 교사가 올해 3월부터 도서관 업무를 맡아 수행하고 있다.

김 교사는 주당 수업시수가 19시간이고, 틈틈이 학생 상담도 하고 있으며, 추가로 공모사업(3개)을 배정받았고, 행정사무까지 하고 있다. 도서관 업무까지 맡은 그는 '설상가상'이라 표현했다.

"교사가 수업과 도서관 일까지 겸해야 한다니..."

도서관 업무를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전담자가 있어야 학생들의 독서교육이 제대로 된다고 판단한 김 교사는 다른 학교 사례와 관련 규정을 찾아 살펴보았다.

냉천중학교는 창원 진해구에 소재한 중학교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이 학교보다 작은 규모의 인근 중학교 4곳에는 이미 도서관 전담자가 배치되어 있다. '사서교사'와 '사서공무직'이 있어 도서관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것이다.


김 교사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학교도서관진흥법에 보면 "국가와 지자체는 학교도서관을 진흥하는데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되어 있고, "진흥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또 이 법 시행령에는 "학교 도서관에 두는 사서교사는 학교당 1명 이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것이다.

김 교사는 지난 2월 말 '국민신문고'에 문을 두드렸다. 그는 "비교적 큰 학교인데, 도서실에 상주하는 사서교사 또는 사서직원이 없다"며 "그러다 보니 전문성이 미약한 교사가 교과수업과 소관 업무를 하면서 도서관 일까지 겸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을 통한 학습 능력 키우기는 책 읽기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그 매개로써 도서관의 중요성은 실로 높다고 할 것"이라며 "도서관을 통해 사회성과 협업 능력 같은 비인지적 기능을 익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도서관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으므로 항상 개방되고 전담 직원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고 했다.

도서관에 상주하며 도서 대출과 수령‧관리를 전담하는 '사서교사' 또는 '사서직원'이 필수라는 것이다. 김 교사는 "현행 우리 학교의 도서관과 같은 운영관리방식은 제한적 개방에 머물고, 학생들의 다양하고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명백한 한계에 직면한다"고 했다.

또 그는 "교사의 업무 감축 차원에서도 도서관 업무는 전담직원을 두는 것이 합당하다"며 "도서관 업무를 언제까지 수업하고 학생지도하고 행정업무 일부를 맡느라 분주한 교사에게 전담시킬 것이냐"고 했다.

김 교사는 "수업과 학생지도는 교사에게, 급식은 영양사에게, 도서관 일은 사서직에게. 이것이 상식 아니냐"고 했다.

김효식 교사는 경남교육청, 경남도청에도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우선 '기간제 교사'나 사서공무직 배정을 요구했지만 교육청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이다.

김 교사는 "교육청은 예산 타령만 할 게 아니라 기간제 사서교사라도 우선 배정을 해야 한다"며, "학교와 교육에 대한 지자체의 책무도 있으니 경남도청과 창원시청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김 교사는 다른 지역 사례를 들었다. 김 교사는 "인천 연수구의 경우, '사서가 없는 학교에 지자체가 고용한 청년을 배치'한 사례가 있다"며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그는 이같은 요구사항을 창원시의원한테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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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냉천중학교 도서관. ⓒ 윤성효

 
교육청 "사서교사 확보 우선 추진"

경남도교육청은 김 교사의 민원 제기에 대한 답변을 통해 "도서관 전담인력은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으나 아직 미배치 학교에서는 일반교사가 도서관 업무를 같이 담당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는 것에 대해 공감한다"고 했다.

교육청은 "전담사서 신규 채용은 현실적인 여러 사항들로 인해 어려운 실정"이라며 "교육청은 정책 방향에 맞추어 사서교사 확보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에서는 최근 3년간 학교도서관 전담인력이 2019년 267명, 2020년 285명, 2021년 302명 배치되었다. 교육청은 사서교사 증원을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오고 있다고 했다.

경남도청은 답변에서 "충분히 이유 있는 민원이고 검토할 만하다"면서 "하지만 교육청 업무에 개입하는 것은 자칫 월권행위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했다.

경남교육청 창의인재과 담당자는 전화통화에서 "교육부 정책에 따라 올해 학교 도서관 전담직원이 17명 배치되었고, 현실적으로 올해 추가 배치는 어렵다"며 "앞으로 학생수가 많은 학교를 위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라고 했다.

냉천중학교보다 규모가 적은 학교에 사서전담인력이 배치된 사례에 대해, 그는 "몇 해 전에 시행되었던 것이고 규모가 적은 학교지만 사서전담자가 배치된 사례가 있다"며 "배치를 했다가 학교 규모가 줄었다고 해서 뺄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김효식 교사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 기대하는 위상과 역할은 커지고 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전문사서 배치가 시급하다"며 "전문사서가 있어야만 도서관을 상시 개방하게 되고 학생들에 대해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업과 교재연구, 학생지도, 행정사무 등으로 이미 감당할 용량 초과인 교과 교사에게 도서관 운영까지 맡기는 것은 교사의 노동권을 무시하며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학생에게 피해로 돌아간다"고 했다.

김효식 교사는 "교육청과 지자체는 학교 지원의 의무와 책무를 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며 "교육청과 지자체의 자세를 지켜본 뒤 '학교 도서관 전담사서 배치'를 요구하며 1인시위를 비롯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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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냉천중학교 도서관.담당 김효식 교사가 '1인시위'를 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손팻말 문구. ⓒ 윤성효

#학교도서관 #냉천중학교 #경남도교육청 #경남도청 #사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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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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