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장애인 시위 폄하' 이준석, 한국경쟁교육이 낳은 괴물"

전교조 위원장 출신 권정오 교사 "국민, 지하철 시위로 불편해도 그처럼 하지 않아"

등록 2022.03.30 11:38수정 2022.03.30 11:51
3
원고료로 응원
a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2022 나는 국대다’ 압박 면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약육강식의 밀림과도 같은 한국교육이 낳은 괴물이다. 집단생활을 통해 상호존중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를 키우는 대신, 극심한 경쟁교육에서 오직 학력만으로 승자를 가리는 이 살벌한 한국교육이 낳은 머리 좋은 괴물이다."

최근 장애인 이동권 시위와 관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이 논란인 가운데, 울산의 한 중학교 교사가 이 대표를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후 울산 북구 중학교에 재직중인 권정오 교사는 30일 "한국경쟁교육이 자신의 이해관계와 타인을 이기는 데만 익숙하도록 만들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이동권 보장 및 권리예산 반영 등을 촉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두고 "볼모" "인질" 등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폄하한 바 있다. 

권 교사는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로 일반인들이 불편을 겪을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하지만 누구나 이준석처럼 그 불편을 그대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에 대한 혐오로 돌려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어나면서든 후천적이든 장애인이 되는 순간 일상의 모든 장면에서 겪어야 하는 그 엄청난 불편함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괴물일 뿐"이라며 "저들(장애인)의 힘겨운 투쟁으로 우리 사회가 이만큼이라도 발전해 왔음을 모르는 청맹과니일 뿐"이라고 이준석 대표를 평가했다.

이어 "그런 사람이 제1야당, 이제 곧 여당이 될 정당의 대표라는 것이 참 슬프고, 그를 한국교육의 승자로 키워 온 교육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 참 부끄러운 날이다"고 덧붙였다.

"과거 이명박 당선 후 학력향상을 기치로 내걸던 기억이 다시 현실로" 
 
a

권정오 교사 ⓒ 권정오

 
한편 권정오 교사는 3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새 정부가 들어선 뒤의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었지만 교육정책과 기조가 과거로 회귀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2007년말) 이명박이 당선되고 난 후 학력향상을 기치로 자사고가 확대되고 일제고사가 부활되었던 그 기억이 다시 현실이 되려고 한다"라고 우려했다.


권 교사는 "수 년 동안을 싸워서 겨우 경쟁교육, 입시교육의 폐해를 감소시키기 위한 작은 장치들을 만들었는데 한꺼번에 무위로 돌리려고 하는 것 같다"며 "한판 싸움은 필연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준석 장애인 이동권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AD

AD

AD

인기기사

  1. 1 이렇게 어렵게 출제할 거면 영어 절대평가 왜 하나
  2. 2 동네 뒷산 올랐다가 "심봤다" 외친 사연
  3. 3 궁지 몰린 윤 대통령, 개인 위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나
  4. 4 '파묘' 최민식 말이 현실로... 백두대간이 위험하다
  5. 5 [단독] '키맨' 임기훈 포착, 채상병 잠든 현충원서 'VIP 격노' 물었더니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