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입학한 학생들을 맞이하는 문구가 효암고등학교 본관에 걸려있다.
조진태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중간고사가 다가옵니다.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은 교정의 벚꽃을 즐길 겨를도 없이 다가오는 첫 시험부터 대입 전형을 치르는 기분에 빠져듭니다. 대입에서 내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중요하니까요.
학부모님들이 과목별, 혹은 학교별 내신을 대비해주는 학원에 온통 신경을 기울이는 민감한 시기입니다. 학교를 나선 학생들이 다시 학원을 찾아 밤늦게 일과를 마무리하고는 하지요. 서울 강남의 대치동에는 학원을 둘러싼 학부모님의 입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시기입니다.
경남 양산시 서창동의 효암고등학교는 기숙사를 운영하면서 다소 위험한 실험을 시도합니다. 그 성패는 알 수 없습니다. 올해부터 기숙사에 들어온 1학년 학생들은 학원 수강을 위해 외출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기숙사 운영 방침에 포함시킨 것입니다.
약속을 어기면 퇴사입니다. 기숙사 운영을 책임진 도태준 선생님(영어)은 학생들과 사전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합니다.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지난달 통과되었습니다.
숙제는 아직 산적해 있습니다. 우선 아이들의 학업입니다. 자칫 태만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초조감입니다. 해법은 이렇게 모색했다고 합니다. 학생별로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각자 보충하기 위해 학생들이 선호하는 온라인 강의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 비용은 교육청이 지원하는 예산을 활용키로 하고 '기숙사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한 예산' 집행을 결정했답니다. 학부모님의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스스로 뿌리를 내리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