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좀 더 부드럽게 마실 수 있을까 하다가 생강라테를 만들어 마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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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아프니 절로 생강차가 생각났다. 하지만 친정 부모님이 며칠 먼저 코로나에 걸리시면서 집에 있던 생강청도 모두 친정에 보낸 참이다. 생강청을 온라인으로 배달 시키면 하루 이틀이면 받아볼 수 있었겠지만 그 당시의 나는 당.장. 생강차 생각이 간절했다.
정 안 되면 배달앱으로 생강차를 파는 커피숍에서 배달이라도 시켜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배달앱을 켰다. 검색어에 '생강'을 넣었더니 레몬생강차, 생강차 등과 함께 생강청이라는 메뉴도 뜨는 게 아닌가! 반가운 마음에 생강청 한 병을 주문해서 30분 만에 배달 받았다.
바로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올리고 생강청을 진하게 탄 생강차를 마셨다. 목을 타고 뜨끈한 기운이 퍼져 나가면서 온 몸에 온기가 도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날 따라 우중충한 날씨에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마시는 생강차 한 잔은 조금 매콤했지만 뼛속까지 녹이는 힐링이었다. 생강의 효능을 찾아보면 감기로 인한 오한, 발열, 두통, 구토, 해수, 가래를 치료하는 데 쓰이며 소화력 증진, 혈액순환 촉진 및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생강차는 목을 조금 가라 앉혀 주었지만, 이미 붓고 많이 아픈 목으로 마시기에는 지나치게 자극적일 정도로 내 목 상태는 좋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부드럽게 마실 수 있을까 하다가 생강라테를 만들어 마시기로 했다.
하루에 한 잔 이상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던 내가, 코로나가 걸린 이후에는 커피 생각이 뚝 떨어졌다. 입 안(혹은 목 안)에 실제로 가시가 돋힌 듯이 아프고 나니, "따뜻하면서 부드러운 것"이 당겼는데 그게 커피는 아니었다. 그래서 원래 라테를 만들 때 쓰던 거품기와 우유를 꺼내 생강라테를 만들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생강청을 적당히 컵에 따르고, 우유를 따뜻하게 데운 뒤 거품기로 풍성한 우유 거품을 만든다. 생강청이 들어 있는 잔에 우유와 우유 거품을 따라주면 완성. 만사 귀찮을 때는 설거지를 줄이기 위해 생강청과 우유를 한꺼번에 잔에 넣고 전자레인지에 데운 뒤 거품기로 쳐주면 끝이다.
부드러운 밀크폼이 잔뜩 올라간 생강라테를 한 모금 마시면 우유의 부드러움이 혀 끝에 닿으면서 생강의 알싸한 매콤함과 달콤함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그냥 생강차였다면 목이 조금 더 따끔했겠지만 부드러운 우유와 함께 마시니 목넘김 또한 부드럽다. 다 마시고 나면 입 안에도 생강의 잔향이 부드럽게 남아 있다.
생강청의 양에 따라 입맛에 맞게 좀 더 진하게도, 연하게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취향에 따라서는 계피가루를 조금 뿌리거나 생크림을 얹어 먹어도 맛있다. 코로나로 침을 삼키기조차 어려웠을 때 유일하게 부드럽게 넘어가던 생강라테는 코로나가 끝난 지금도 종종 찾게 된다.
환절기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 목 건강이 더 우려 되는 요즘, 꼭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부드러운 생강라테로 따끈한 힐링 타임을 가져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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