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뜰 '역사 있는 나무' 영산홍, 부분 고사

1983년 6월 12일, 부산 공간에서 이식... 일부 말라 죽어 '관리 부실' 지적

등록 2022.04.08 10:02수정 2022.04.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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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남도청 정문 뜰에 심어져 있는 영산홍.

경남도청 정문 뜰에 심어져 있는 영산홍. ⓒ 윤성효

 
경남도청이 부산에서 이전해 올 때 옮겨 심어 역사가 있는 나무 '영산홍'이 관리 부실로 일부 고사되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경남도청 정문 뜰에 심어져 있는 영산홍 두 그루 가운데, 입구에서 볼 때 왼쪽 편 나무가 그렇다. 오른쪽에 심어져 있는 영산홍은 나무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영산홍 두 그루는 표지석이 있을 정도로 역사를 가진 나무다. 경남도청이 부산 남부민동에서 창원으로 이전할 때 옮겨 심은 나무다.

이 나무 앞에는 "기념식수. 도청 이전 기념으로 이 나무를 부산 구 공관에서 이식하다. 수종 영산홍. 1983년 6월 12일"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 영산홍은 한 부분이 고사되었고, 또 잎이 푸르러야 할 봄에 일부 붉게 말라가고 있다.

조경전문가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는 "1983년 부산에 있던 옛 경남도청 공관에서 옮겨온 영산홍은 경남도청 이전 기념식수로서 도청에 들어서면 첫 번째 만나는 나무이자 '낙도의탑'과 함께 경남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상징한다"고 정의했다.

그는 "영산홍이 심겨진 중앙화단은 도청 정문과 청사 앞 광장 사이에 있는데, 사면에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어 종일 햇볕을 받아 뜨거운 복사열이 발생하고, 오고가는 차량의 매연에 그대로 노출되어 영산홍 생육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세심한 관리가 요구 된다"고 지적했다.


영산홍은 가뭄과 추위에 취약한 나무라는 것. 박정기 대표는 "식재 위치로 보아 추위는 그다지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서 월동조치가 필요하지 않다. 가뭄은 1년에 한 두 차례 물을 주는 것으로도 해갈에 충분하다"며 "오래전에 심겨진 나무라서 뿌리가 비교적 깊고 넓게 퍼져 있어서이다. 온난화로 인하여 해충이 창궐한다 해도 병해충방제 역시 1년에 한 번이면 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영산홍은 부분적으로 고사하여 둥근 수형 일부가 붕괴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영산홍이 메마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2~3년 전부터 이미 말라 죽은 가지가 있었다. 지금은 보기에 흉할 정도가 되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동선과 시선이 집중되는 위치에 기념식수로 심겨진 나무에 걸맞은 관리가 뒤따르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박정기 대표는 "영산홍은 겨울에도 광합성을 하는 상록수이다. 지난겨울 혹독한 가뭄에 생육지반이 되는 땅에 충분히 물을 주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며 "기본적인 수목관리조차 하지 않는 경남도청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했다.

경남도청 담당자는 "영산홍 한 그루가 일부 고사한 사실을 알고 있다. 작년부터 그랬는데, 산림환경연구원 전문가도 와서 보기도 했다"며 "날씨가 풀리면 보완 작업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a  경남도청 정문 뜰에 심어져 있는 영산홍 표지석.

경남도청 정문 뜰에 심어져 있는 영산홍 표지석. ⓒ 윤성효

  
a  경남도청 정문 뜰에 심어져 있는 영산홍.

경남도청 정문 뜰에 심어져 있는 영산홍. ⓒ 윤성효

#영산홍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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