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만나는40일순례 봄바람 길동무와 인제 DMZ 평화의 길 걷기
한상욱
군부대가 있는 접경지역 주민은 피해가 많습니다. 군사 훈련으로 사용되는 기름과 포사격으로 주변에 중금속 오염도가 높아집니다. 마을 주민들은 1년에 180일 동안 가까이 포사격의 소음을 듣고 살아야 합니다. 포사격으로 화약 냄새가 진동하며 상수원이 오염됩니다. 국방부에 사격장 근처의 수질, 토양 검사를 요구하지만 답이 없습니다.
골짜기에 군대에서 버리는 쓰레기가 묻혀 있습니다. 군부대가 있던 자리에 묻힌 폐타이어 쓰레기가 트럭 10대에 실릴 정도로 심각합니다. 폐차된 군용차량을 땅에 그대로 묻기도 합니다. 전국적으로 DMZ 접경지역 주민들은 약 20만호에 이른다고 합니다. 도시에 있는 사람은 접경지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모릅니다.
인제 서화리 사람들은 상수원의 오염을 막기 위해 싸우지만 도시의 사람들은 누군가에 의해 지켜진 깨끗한 물을 당연하게 사용합니다. 농촌과 도시는 서로 다른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도시와 마을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접경지역에 살아가고 있다는 이유로 피해를 받고 사는 사람들의 손을 잡는 것이 진정한 연대성입니다.
이튼날 봄바람 순례단과 길동무들은 마을 주민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DMZ 평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오래전 마을 사람들이 금강산 소풍을 가던 길이라고 합니다. 분단의 땅은 사람들 마음에 경계선을 긋고 평화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 경계선이 사라지는 날을 염원하며 다시 힘을 내어 길을 따라 걷습니다.
교사들은 학교로 돌아가야 합니다
13일, 봄바람 순례단은 춘천으로 갔습니다. '강원도 교육청 행정폭력에 저항하는 유천초등학교 공동대책위원회 수요집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삼척부터 강원지역 순례에 함께 참여했던 유천초 교사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징계받은 교사들은 혁신학교 취소철회와 부당징계 취소를 요구하며 176일째 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강릉에 있는 유천초는 2020년 3월 개교와 동시에 혁신학교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교육을 시도하였습니다. 기후위기와 채식 교육을 하였습니다.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보수세력은 혁신학교가 전교조 교사들에 의해 움직인다고 공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교육청은 유천초에 표적 감사를 하였고 혁신학교 지정을 취소하였습니다. 교육청은 성희롱 가해자에게 사과 요청을 한 피해자를 징계하였습니다. 교육청은 교사들에게 가장 소중한 교권을 빼앗고 학교에서 쫓아냈습니다. 교육관료들은 교사를 빼앗긴 아이들이 받는 아픈 상처를 알 리가 없습니다.
추운 겨울이 시작될 때 교사들은 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였습니다. 오히려 교육청은 농성교사에게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과 5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집회를 하면 매일 100만 원의 벌금을 내라고 합니다. 교육청이 악덕 기업과 똑같은 짓을 하고 있습니다.